[쿠키 IT] 최근 상품권이나 지폐 모양과 비슷한 각종 P2P 사이트들의 무료 다운로드 쿠폰을 자주 보게 된다. 최고 수십편의 영화 파일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이런 쿠폰들은 음식점, PC방, 당구장 등의 입구, 계산대 등에 놓여있으며, 손님들이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일종의 고객 서비스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한 두번 사용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쿠폰들을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개인 컴퓨터의 자원을 무단으로 활용하면서 소비자의 컴퓨터 속도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무료’를 외치는 이 쿠폰들이 사실은 ‘유료’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이같은 쿠폰들은 사용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무서운 본색을 드러낸다. 무료라는 말에 한 두번 이용하고 회원가입 사실 조차도 잊을 무렵, 유료회원으로 전환되며 자동결제가 돼 버리기 때문. 무료쿠폰을 이용하기 위해 사이트에 가입할 때, 등록한 휴대전화 번호로 서비스 이용과 상관없이 무조건 금액이 자동결제 되는 것이다. 하다못해 쿠폰을 가지고 회원가입을 하려면 월정액 결제부터 요구하는 곳도 발견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이벤트를 하는 업체 중 무료체험 후 유료전환 된다는 사실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막상 이용하려 하면 쿠폰 상 인증번호 외에 각종 개인정보를 등록해 회원가입을 요구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쿠폰을 통해 회원으로 끌어들인 후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되파는 행위다.
이 관계자는 “군소 P2P 사이트들 중에는 금방 폐쇄되는 이른바 ‘먹튀’ 사이트들이 굉장히 많다. 이들은 이처럼 쿠폰 등을 통해 단기간에 회원들을 많이 유치한 후 사이트가 폐쇄되면 보험업계 등 전화마케팅 등이 필요한 제3자에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판매한다”며 “이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