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지난달 30일 큰 화제를 모았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보온병 포탄’ 발언이 ‘연출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 대표측은 30일 "방송사 기자가 요청한 연출이다. 억울하다"라고 해명했고, 이에 방송사측은 “안 대표 측이 요청해서 찍었을 뿐”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안 대표 측은 포탄 발언에 대한 비판과 논란이 이어지자 30일 해명자료를 통해 “안내했던 분이 (불에 탄 보온병을) 북한포탄이라고 설명했고, 육군중장(포병장교) 출신 황진하 의원과 공군중위 출신 안형환 대변인은 물론 현장에 있던 그 어느 누구도 포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동행했던 방송 카메라 기자가 안 대표에게 그 ‘포탄’을 들고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안 대표는 방송카메라 취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를 들면서 포탄이라고 했고 옆에 있던 안형환 대변인이 황진하 의원에게 ‘이것이 몇 mm냐’고 묻자 황 의원이 ‘76mm이고 (다른 것은) 122mm’라고 답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긴박한 현장에서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이뤄진 일임을 점을 양지해 주시고, 기사 작성에 참고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해당 방송사측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YTN측은 30일 안 대표측의 해명자료에 대해 “안 대표측의 해명자료는 거짓말”이라며 “우리가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한게 아니라 안대표측이 취재진에 찍어달라고 요청하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한 것”이라고 한나라당 측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
현장에 같이 있었다는 한 사진기자의 말을 전해 들은 기자는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포탄이라고 말하며 (그 보온병을) 들어보였다”며 “상황을 연출한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안형환 대변인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명자료가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취재진이 포즈를 취해달라고 정말 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 “자꾸 서로간의 주장만 왔다갔다할뿐이다. 해명자료 외에는 더 이상 할 말 없다”고만 대답했다.
즉 한나라당 측이나 YTN 측 어느 한 곳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여러 정황과 주장을 종합해 볼 때 한나라당 측이 위기를 모면하기 사실관계를 왜곡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안 대표의 보온병 포탄 발언은 YTN ‘돌발영상’ 화면에 30일 방영됐고,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안 대표가 ‘행방불명’ 등의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점,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이라도 전쟁이 발발하면 입대하겠다”고 말한 사실 때문에 보온병 포탄발언에 대한 냉소적 여론이 확산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