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이제 여러분에게 상금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세 분 모두 똑같은 상금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시간은 100초. 그 안에 배분비율을 결정해야합니다. 매초 시간이 흐를수록 상금은 줄어들며, 제한시간을 모두 소진하면 상금은 0원이 됩니다”
3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진행된 만장일치 심리퀴즈쇼 ‘트라이앵글’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단독MC를 맡은 남희석의 말이 떨어지자, 출연자들의 표정이 변했다. 문제를 풀기까지는 ‘만장일치’를 위해 서로 힙을 합치던 이들이 상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서로 자기의 상황과 공적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라이벌이 된 셈이다.
‘트라이앵글’은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21개국 시청자들을 받아온 세계적인 퀴즈쇼 ‘DIVIDE’의 한국 버전으로 일반적인 퀴즈쇼에 ‘만장일치’의 개념을 도입해 퀴즈를 푸는 즐거움과 상금을 얻기 위한 인간 심리를 살펴보는 재미를 더한 신개념 심리 퀴즈쇼다. 한 자리에 모인 낯선 3인의 참자가가 서로 합심해 퀴즈를 풀지만, 반드시 만장일치로 답을 내놓아야 하며, 문제당 제한시간 100초 내 풀어야 하는데 매초마다 문제에 걸린 상금이 차감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퀴즈가 끝난 후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6:3:1’이라든가 ‘7:2:1’ 등으로 불균등하게 비율이 나눠져, 누가 어떤 비율의 상금을 가져갈지도 합의해야 된다. 100초 내에 합의하지 않으면 상금은 0원이 된다.
이같은 상황은 “퀴즈를 풀면 상금을 얻는다”는 단순한 구조에서 벗어나, 인간이 상황에 따라 가질 수 있는 갈등 구조까지 복잡하게 보여준다. A, B, C 3단계로 나눠져 몇 배이상 차이가 나는 상금 앞에서 출연자들은 극도의 신경전을 펼친다. 퀴즈를 푸는 과정에서 자기의 공(功)이 많다며 A단계의 상금을 받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반드시 A단계의 상금을 가져가야 한다는 출연자도 있다. 실속과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B단계의 상금을 처음부터 선택하는 이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반전도 숨겨져 있다. 퀴즈와 시간 그리고 상금 만을 생각했던 기존의 퀴즈 형식에 익숙한 이들은, 출연자들의 성향과 심리까지 속속들이 보게 된다.
실제 이날 하이라이트 시사회에서도 A, B, C단계의 상금을 놓고 출연자들의 심리전이 이어지는 동안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까지도 “저 사람은 중재만 했지, 사실상 한 문제도 자신이 주도해 풀지 않았는데 높은 상금을 요구한다” “비록 틀리긴 했지만 사실상의 주도를 했는데, 저런 선택을 한 것은 애초에 성향 자체가 순종적이어서 그렇다”는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 이는 녹화 전 출연진들의 성향이 지배적인지 순정적인지 자기 주장이 강한지 등 미리 성향을 파악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은 이들의 성향과 심리는 비교하면서 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오문석 PD는 “향후 대한민국에서 통하는 장르가 예능이라고 생각하고, 이 ‘트라이앵글’이 한국 실정에서 타협과 설득이라는 민주적 코드를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뒤 “출연자를 뽑을 때 온라인신청을 받지만 현재는 캐릭터 있는 분들이 쉽게 모이지 않아서, 섭외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대화를 통해서 상금을 많이 가져갈 수 있는 내용이라 내성적이면서 맗이 없는 분들은 피하며, 표현력이 강한 분들을 출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들의 성향을 어떻게 조절하냐는 질문에는 “세 명이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붙을 수도 있고, 또 각각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만날 수도 있다. 그리고 희생정신이 강한 세 명이 나왔을 때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트라이앵글’은 개그맨 남희석이 단독MC를 맡아 진행하는데 이에 대해 오 PD는 “사리사욕없이 진지하게 프로그램 진행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고르다가 남희석 씨가 최적의 인물이라 생각이 들었다. 또 ‘미녀들의 수다’ 등을 통해서 일반인들과의 친화력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만장일치 심리 퀴즈쇼 ‘트라이앵글’은 오는 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밤 11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