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직업전문학교 등록금 납부 마감일에 하필 북한 포격이…"

연평도에 거주하는 한 여고생이 북한의 포격 이후 난리 통에 등록금을 내지 못해 진학을 포기했다는 사연에 온라인이 들썩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전쟁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입학을 취소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함께 억울해 했다.

5일 트위터에는 '연평도 여고생 염현아양을 입학을 지지한다'는 멘션이 가장 많이 퍼 날라졌다. 연평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염양의 사연은 4일 KBS9시 뉴스를 통해 알려졌다. 방송에 따르면 염양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문에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집이 형체도 없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 모녀는 포격 당일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운 뒤 육지로 피난길에 올랐다.

하지만 피난 당일은 염양이 졸업후 진학하기로 한 직업전문학교의 등록금 납부 기일이었다. 수시전형으로 해당 학교에 합격한 염양은 애견 미용사를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삶의 터전마저 잃은 모녀는 미처 등록금을 내지 못했고 결국 입학은 취소됐다. 2년 전 간암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식당 일로 딸의 뒷바라지하는 등 불우한 가정환경도 안타까움을 더했다. 입학 예치금은 7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양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연평도가 그렇게 되니까 (진학을) 못 하게 되니까, 북한이 원망스럽더라"고 말했다. 어머니 최순란씨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학교에) 전화를 하니까 다음 기회에 등록하면 좋겠다 하니까, 할 말이 없더라"라고 허탈해했다. 정부는 연평도 학생 대입 특례입학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 번 수시 전형에 합격한 염양은 더 이상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없다.

염양의 안타까운 사연은 방송 직후부터 5일까지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이를 접한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북한의 도발과 같은 특수한 상황을 인정해 학교는 입학을 허용해야 한다" "학교도 엄연한 수익 기관이지만, 인성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염양을 구제해 주길 바란다"고 해당 학교가 이번 문제를 융통성있게 처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염양과 관련된 서명도 산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입학을 불허한 학교의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며 해당 학교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

온라인 구제 운동이 거세지자 정부도 나섰다. 5일 청와대 트위터 계정에는 염양의 사연을 전하는 멘션이 리트윗됐다. 청와대는 "여러분과 함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남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