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재판 도넘은 신경전

한명숙 재판 도넘은 신경전

기사승인 2011-01-18 19:48:00
[쿠키 사회] 건설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이 자금 수수 여부라는 본질을 파헤치기보다는 도를 넘은 신경전으로 흐르고 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5차 공판에서 검찰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번복한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를 민주당 인사들이 수차례 접촉했다며 재판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한씨와 가족이 (면회를)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민주당과 관계가 깊은 김모 변호사가 지난 6일 서울구치소에서 한씨를 면회했고 곧바로 한씨의 변호사로 선임됐다”고 말했다.

또 “한씨가 위증 조사에 대비해 변호사를 선임한 것 같은데 다음날 바로 (공판) 불출석 사유서가 제출된 것은 의심스러운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2004년 총선 당시 전남 담양·곡성·장성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인사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재판에 개입하고 있는 의심스런 정황이라는 주장이다.

검찰이 다시 “한 전 총리와 김 변호사의 관계가 뭔지 궁금하다”고 말하자 한 전 총리는 곧바로 불쾌하다는 듯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모 전 한신건영 경리부장의 재출석을 놓고도 검찰과 변호인은 신경전을 폈다. 재판부가 한만호 전 대표와의 대질신문을 위해 “한번만 더 협조해달라”며 재출석을 요청하자 정씨는 “이미 두 번이나 나왔다”며 불출석을 고집했다.

검찰은 지난달 6일과 이날 두 차례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증인에게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변호인을 비난했다. 검찰은 “민주당의 양승조·홍영표 의원이 한씨를 면회해 정씨의 아버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며 화살을 민주당에도 돌렸다.

변호인은 “회계자료 제출이 늦었고 지난번 기일 때 이미 대질신문을 따로 하기로 했다”며 정씨의 재출석을 거듭 요구했다. 결국 2시간의 정회와 공방 끝에 정씨는 31일 다시 출석해 한 전 대표와 대질신문을 갖기로 했다.

재판에서는 한 전 총리의 측근인 김모 보좌관의 건강 상태를 놓고도 공방이 오갔다. 연일 밤늦게까지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김씨는 또 다시 코피가 터져 법정 밖으로 나갔고 이에 대해 검찰은 “김씨는 특별한 지병도 없는데 쓰러지는 버릇이 있다”면서 “제3의 독립된 의료기관의 진단서를 제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과 달리 진행절차와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의 과도한 요구는 적극 제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도 한 변호인은 “이렇게 가다간 앞으로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노석조 기자 pr4pp@kmib.co.kr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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