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 한국혈액암협회 사무총장 “혈액암, 가장 좋은 치료제는 긍정적 마음”

이철환 한국혈액암협회 사무총장 “혈액암, 가장 좋은 치료제는 긍정적 마음”

기사승인 2011-01-28 10:06:00

[쿠키 사회] “혈액암의 가장 좋은 치료제는 긍정적 마음입니다”

이철환 혈액암협회 사무총장(사진), 그는 혈액암 환우들에게 캄캄한 밤의 등불 같은 사람이다. 그 스스로 혈액암을 극복하고 일어선 환우이기에 혈액암 환우들은 그를 의사처럼 신뢰한다. 혈액암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한쪽 폐가 없지만 환자들을 돕는 일이라면 그는 밤낮과 휴일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혈앰암 치료의 첫걸음은 ‘긍정적인 마음과 가족간의 화목’이라고 말한다. 마음이 평화로우면 암을 극복할 힘을 얻는다고 강조한다. “나는 암에 걸렸다”는 절망에서도 “나는 나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이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한국혈액암 협회는 이름 그대로 혈액암 환우들을 위한 단체 같은데 언제 설립됐고 어떤 일을 하나요?

“1995년 12월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우들이 스스로 모여 ‘새빛누리회’를 만들었어요. 새빛누리회는 지난 2002년 9월 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발기총회를 거쳐 2003년 2월 “한국혈액암협회”라는 이름으로 거듭났지요. 보건복지부 암정책팀 산하 사단법인으로 정식인가를 받았습니다. 우리 협회는 ‘희망과 정보’ 라는 사업테마를 이어가며 다양한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데요 조금 소개해 드리면 투병지원사업(치료비, 약제비, 헌혈증 지원 등), 상담지원사업(희망정보센터 운영, 의료진 인테넷상담, 전화 및 방문상담 등), 교육지원상버(혈액질환세미나, 질환별 공개강좌, 병원 및 학회 공동주최 세미나 등), 자활지원사업(희망산악회, 건강나들이,뮤지컬 객석나눔 등), 홍보출판사업(월간 정보지“희망”발행, 질환별 가이드북 무료배포 등) 대외협력사업(국내외 관련단체와의 교류를 통한 발전도모)등을 하고 있어요. 조금 많지요? 혈액암 환우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들입니다”

-혈액암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합니다. 걸리면 매우 낫기 어려운 병, 예쁜 어린아이들이나 연애하는 젊은이들 가운데 한 쪽이 잘 걸리는 것처럼 영화나 소설에 잘 등장하는 데요, 실제로 많이 걸리는 층은 어떤 연령대입니까?

“다양한 종류의 혈액암중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백혈병의 경우 주로 성인(특히 60세 이후)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있습니다. 그 외 노인들에게 가장 흔한 질환인 다발성골수종 역시 50대 이후 60-7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있으며 흔히들 백혈병 전단계라고 일컫는 골수이형성증후군 역시 노년층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혈액질환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악성림프종의 경우 역시 성인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즉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에 한해 13세 이하 소아에서 일부 발병하고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의 혈액질환은 성인질환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와 소설 때문인지 우리는 혈액암,백혈병이라고 하면 20대 이하의 어린이들이 주로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 총장은 혈액암의 대부분이 50대 이후에서 걸린다고 설명했다.

- 통상적으로 혈액암 그러면 뭉퉁그려서 말하는 데 종류가 많지요?

“그렇습니다. 혈액암은 대표적인 질환인 백혈병(급성백혈병 및 만성백혈병)을 비롯해 다발성골수종과 악성림프종, 그 외 골수이형성증 및 재생불량성빈혈 등 여러 종류의 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혈액암은 불치병입니까? 난치병입니까? 아니면 그냥 고칠 수 있는 병입니까?

“혈액암은 사실 모든 암 중에서 치료에 가장 큰 진전을 가져 온 분야입니다. 이는 세포 성장속도가 빠른 암 일수록 치료효과가 큰 현대 항암 치료제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데요. 특히 고용량 화학요법을 가능하게 하는 조혈모세포이식의 도입으로 혈액암 치료는 더욱 큰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인체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혈액세포에서 발생한 혈액암은 성장 속도가 다른 어떤 암보다 빨라 세포 독성제를 주로 하는 고전적인 항암화학요법에 가장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여 주고 있지요.현재 대부분의 혈액질환에서 완치를 목표로 치료하고 있으며 실제 완치율에 있어서도 괄목할 만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혈액암중 가장 중증으로 분류될 수 있는 급성백혈병의 경우 환자의 나이와 염섹체 및 유전자 특성 기타 1차 치료반응 등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만으로도 30-40%, 이상,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50-60%,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60-70% 이상의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 혈액암 진단을 받으면 많은 분들이 절망감부터 느낍니다만 어떻게 치료를 시작해야하나요?

“혈액암으로 진단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절망감을 갖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더불어 과연 이병이 나을 수 있는 병인가? 치료비가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얼마나 들어갈까? 혹시 지원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단체나 방법은 없는지? 등이 있습니다. 이같은 질문에 대한 공통적인 답을 쉽게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우선 치료중인 병원의 ‘사회사업실’을 찾아 치료 전반에 대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앞으로 주어질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세에 관해 의견을 드린다면 첫째로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환자 자신의 질병과 치료과정, 예상되는 합병증 및 대처방법 등에 관해서 많이 알면 알수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긍정적이고 가족간 화목한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즉 마음이 평화로운 환자, 가족간에 화목한 환자, 병원직원이나 다른 보호자, 기타 주위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며 가능한 긍정적인 마음을 지닌 분들의 치료결과가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셋째로, 협력을 잘하는 것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즉 경제적 지원, 헌혈자 지원 등 치료과정에 필요한 사회적 지원을 공급함에 있어 주위의 지원이 잘 연계된 환자분들의 치료결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입니다”

-협회가 혈액암 환우들을 돕기 위한 사업을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시죠.

“앞서 설명을 드린대로 협회의 사업테마인 ‘정보와 희망’이 듬뿍 담겨져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월간지 ‘희망’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매월 발행되는 책자는 전국 40여개 조혈모세포이식 지정병원을 중심으로 약 120여명의 자원봉사자 분들의 도움으로 병동과 외래 꽂이함을 통해 무료 배포되고 있으며 그 외 정기적인 병원방문 및 행사 등을 통해 환우 가족 분들께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협회와 자문의료진분들이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 의학 세미나의 경우 2011년 올해에는 질환별 세미나는 서울을 비롯 부산과 대구 광주 등에서 14회 예정하고 있으며 학회 또는 병원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미나의 경우 7회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하반기 신규 사업으로 온라인 세미나 (전화를 통한 강의 및 상담)를 준비 중에 있으며 이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행사장으로의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환우 가족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치료비와 약제비 그외 헌혈증을 지원함으로서 경제적인 면에서 도움을 드리고 있으며 그 외 문화행사 객석 나눔과 희망산악회, 건강나들이 등을 통해 정서적 지지와 더불어 환우 분들의 자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혈액암 협회에서는 환우 가운데 완치된 분들이 직원으로 혹은 자원봉사자로 일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그렇습니다. 협회 상근자와 봉사자의 대부분은 환우 출신으로서 치료를 마친지 1-2년 되신 분들을 비롯해 완치되어 새 삶을 살아가고 있는 환우와 가족 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외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등 전문가 분들 역시 환우와 가족 분들의 투병지원 사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협회가 돕는 환우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는 환우는?

“개인적으로는 소아백혈병으로 투병 중 인연이 되어 가족관계로까지 발전된 사례를 소개해드리고 싶네요...현재는 어엿한 여대생으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데 매년 어버이 날이면 잊지 않고 따뜻한 마음의 정을 전해오는 제 양딸,홍두리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협회의 전신인 새빛누리회 시절부터 알게 된 환우로 육군사관생도시절 재생 불량성 빈혈로 발병, 동종이식을 한 후 현재 건강하게 군복무 중인 전영수 소령이 있습니다. 그 분은 현재 협회를 통해 백혈병 환아 한명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역시 기억에 남는군요”

-이 총장 자신도 ‘화려한 병력’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

“저 역시 1993년 9월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발병, 관해치료에 실패 이후 7차례의 항암치료를 어렵게 마쳤고, 항암치료 후유증에 기인한 한차례 폐 수술을 받는 등 약 2년간의 치료기간을 거친 후 현재는 완치되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백혈병 환우입니다”

-협회 이사님들 가운데는 우리나라 혈액종양내과 최고 권위자들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소개해 주시죠?

“그렇습니다 혈액암협회 임원진에는 혈액질환 전문가 분들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현역으로는 먼저 서울대학교병원 박선양 교수님과 가톨릭 서울성모병원 박종원 교수님, 그리고 건국대병원 이홍기 교수님이 계시고, 재작년 은퇴하신 분으로 아주대 전 의료원장이셨던 김효철 교수님이 계십니다. 그 외 전국 주요병원 혈액종양내과 의료진분들께서 자문의료진으로 함께하고 계십니다”

-혈액암 환우들을 위해 도와주는 기업들도 있다고 하지요? 대표적인 기업들이 어떤 기업들인가요?

“그동안 많은 기업에서 협회 사업을 후원해주고 계신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현대홈쇼핑의 경우는 그 동기와 배경이 특별합니다. 투병 중 알게 된 환우로 강태인이라는 분인데 급성백혈병을 앓으셨어요. 그 분이 치료 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로 복직하시면서 당신이 환우 분들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셨기에 협회사업을 적극 후원하게 되었으며 이후 현재까지 매월 정기적인 후원금 외 자선뮤지컬 공연, 연말 특별상품 기획전 등을 통해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그 외 홈페이지를 무료 제작 운영해주는 지투시스넷, 작년부터 행사 프로그램 수익금으로 협회를 후원하고 있는 한국트레킹학교, 그 외 다수의 제약사(제일기린약품, 한국노바티스, 한국얀센, 한국셀진 등) 등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후원하고 계시죠? 주로 어떤 분들이 후원을 하고 있나요? 또한 일반인이 후원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개인 후원회원의 경우 약 60-70%가 환우와 가족 분들입니다. 아픈 이들의 심정을 잘 알고 계시기에 스스로 돕고자 하신 분들입니다. 그 외 협회 홈페이지와 ‘희망’지를 통해 협회사업을 알게 된 분들께서 동참하고 계십니다. 일반적인 후원방법으로는 전화(02-3432-0807)로 후원의사를 전해주시거나, 협회 홈페이지를 이용 후원회원에 가압하시면 되고, 그 외 협회 정기간행물인 “희망”지 엽서를 통해 가입하시면 되겠습니다, 단체후원의 경우 연락주시면 방문해서 후원에 대해 안내해 드리기도 합니다”

-많은 기관들이 후원금 문제로 종종 말썽을 일으킵니다만 한국혈액암협회의 후원금 관리는 잘 되고 있지요?

“작년 연말에 매스컴을 통해 전해들은 바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후원자분들이 전해주시는 후원금에는 많은 분들의 바람과 소망이 담겨져 잇기에 정말 소중하게 쓰여져야 하며 또 명확하게 관리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다소 부족한 면은 있겠지만 혈액암협회는 초심의 마음을 잃지 않고 잘 해오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혈액암 환우들을 위해 우리나라 법이나 제도가 혹시 잘못되어 있는 것이 있다면?

“제가 투병했던 시절에 비교해 보면 많은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한 면이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신약의 임상적용면에 있어서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생명에 직결되는 신약의 임상적용이야 말로 가장 절실한 문제이기에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신약의 우선 보험적용에 중점을 둘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해입니다.
혈액암 환우들을 위해 ‘희망의 한마디’를 주신다면?

“저 역시 투병했던 환우의 한사람으로서 치료기간 중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리가 부러져 깁스를 한 환자에게 ‘의사는 치료를 도와줄 뿐 치료는 환자 자신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 좋아지는 것’ 이라는 어느 외과선생님의 말씀처럼 병원에서 받고 있는 치료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희망”을 잃지 않고 매사 긍정적인 마음을 지니며 투병하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2011년 새해 혈액질환으로 투병하시는 환우 분들의 쾌유를 바라고 환우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 총장은 매일 그리고 매주 전국이 좁다하고 뛰어다닌다. 병원의 혈액종양내과 의사들을 만나고, 환자들을 위한 세미나와 행사준비와 참석, 환우들 상담, 제약회사들과 일반인들로부터 후원을 얻어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의 일정은 하루도 빈틈이 없다. 그가 그렇게 뛰는 것은 그가 혈앰암 선고를 받고 캄캄했던 자신이 겪었던 절망의 순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 땅의 모든 혈액암 환우들이 한사람도 절망하지 않고 완쾌돼
밝게 웃는 모습으로 생활에 복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강렬 국장기자 ryol@kmib.co.kr
이강렬 기자
ry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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