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구제역 침출수 유출 광경이라고 소개된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다. 15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 사진은 침출수로 인한 2차 오염 피해가 ‘대재앙’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과장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이디 @Hyeyounga라는 네티즌은 “구제역 매몰 현장에서 나온 침출수 사진입니다. 구제역이 대재앙 수준으로 확대돼서 따뜻한 봄날 환경문제가 어마어마하게 터질것 같아서 두렵네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언덕 밑부분에서 핏물이 유출된 장면이 담겨있다. 흘러내린 핏물은 바로 밑 도랑에서 길게 이어지며 마치 핏물이 작은 강줄기를 이룬 듯한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이 사진은 리트윗(Retweet) 횟수에 대한 순위를 알려주는 사이트(followkr.com)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구제역 침출수에 대한 2차 피해 우려로 방역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새해 첫 날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서 한 주민이 핏물로 변한 도랑을 발견하고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이 곳은 이틀 전 돼지 3000여마리를 생매장한 지점으로부터 불과 10여m 떨어진 곳으로 피 섞인 침출수가 새어 나온 것이다. 이는 침출수로 인한 2차 오염 우려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바닥에 깐 비닐이 찢어져 며칠 뒤 침출수가 유출됐고 이를 받아낼 저류조 또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살처분 매뉴얼에는 매몰 즉시 저류조를 만들게 돼 있었지만 인력이 부족했고, 날씨가 무척 추워 침출수가 늦게 발생할 것으로 봤던 당국의 예상이 빗나갔던 것이다.
나흘 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판대리에서도 침출수가 발견돼 방역당국이 긴급하게 막는 조치를 취했다. 이곳은 돼지 1800여마리를 묻은 매몰지였다.
이어 같은달 21~25일에 충북 괴산군과 경남 김해시, 인천 강화군에서도 연이어 붉은 물이 흘러나오는 등 전국 곳곳의 매몰지 주변에서 침출수가 잇따라 발견됐다.
이처럼 침출수 유출에 대한 피해와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관련 대책을 내놨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15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구제역 매몰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매몰지 주변 관측정에 침출수 등으로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될 시 자동 경보 시스템 도입 △향후 구제역이나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시 소각 등 다른 살처분 수단 병행 △전국의 매몰지 주변 300m 이내의 관정 3000곳에 대해 지하수 수질조사 △태스크포스(TF)를 통해 3년간 매몰지 관리 △지하수 관리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한 체계적 모니터링 △전국 매몰지 실태조사 후 보강공사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