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1년 전 일본 대지진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예언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닉네임 ‘빨간면도날’은 지난해 3월 자신의 블로그에 “아이티 칠레 지진의 원인은 북극빙하가 녹아서 생겼다”란 제목으로 일본에 대지진이 올 것을 예언했다.
그는 표수면과 해양심층수로 나눠지는 해류를 설명한 뒤 “지난해(2009년) 유난히 북극에서 빙하가 많이 녹아 해양 심층수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면서 “이런 에너지의 흐름은 남미판과 아시아판의 동쪽을 냉각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극에서 직접 해양심층수가 영향을 준 북미와 남미의 동쪽에서 에너지의 불균형이 심했는데 이런 이유로 남미판이 약간 동쪽으로 밀린 듯 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맨틀은 뜨겁고 해양심층수로 인한 바다 바닥은 차가워 지각 수축이 일어난다. 또 그 영향으로 아이티와 칠레가 순차적으로 판이 당겨진다.
그는 보다 쉬운 설명을 위해 세계지도를 12개의 판으로 나누고 A~L까지 번호를 붙였다.
판구조론으로 이번 지진을 예언한 그는 “이미 인도는 한바탕 지진이 일났다”며 “다음 지진이 어디서 날거냐고 물으면? 바로 동경이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수많은 네티즌들을 긴장시킨 이글은 지난 11일 일본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이후 다시 한번 네티즌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또 일명 ‘성지순례(인터넷 용어로 예전에 게재됐던 글이 이후 진짜로 판명 났을 경우 다시 그 글을 읽고 자신의 소원을 댓글로 남기는 것)’를 온 네티즌들은 ‘빨간면도날’의 추론에 감탄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과학적으로까지 큰 힘을 얻진 못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지질환경공학과 신동훈 교수는 “이번 일본 지진과 관련해 빙하가 녹아서 판이 움직였다는 주장은 근거를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며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국지적일 것이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young@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