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짐 안에 반지가 있었다. 화이트데이 선물로 몰래 사 둔 것 같다. 남편은 지금 시신 안치소에 누워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0일 지진으로 남편 오하라 요시나리(大原良成·33)씨를 잃은 오하라 에리코(大原枝里子·33)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오후 그녀는 두 딸을 차에 태우고 미야기현 모토요시초의 집을 빠져나왔다. 2세 리오와 5개월 된 리아가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도로는 이미 막혀 있었다. 택배회사의 운전기사인 남편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그때였다. “괜찮아? 이제 전화 통화가 안 될지도 몰라.”

그것이 남편의 마지막 말이었다. 대피소인 초등학교는 바닷가 쪽에 있었다. 도로의 차들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이제 충돌해도 어쩔 수 없어.’ 에리코씨는 차를 돌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눈앞에 쓰나미가 몰려왔다. 필사적으로 후진했다. 앞의 차 2대가 쓰나미에 휩쓸렸다.

살아남은 에리코씨는 차 안에서 밤을 새우고 피난소로 갔다. 괴로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 옷이 소변으로 젖어도 마를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젖병도 깨져 버렸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유도 안 나왔다. 제대로 닦아주지 못하는 아기 엉덩이에 염증이 생기고 피가 났다.

남편의 소식을 접한 건 17일. 바닷가에서 배송 작업 중 쓰나미에 휩쓸린 것 같다는 회사의 연락을 받았다. 다음 날 아이들이 자는 사이에 시신 안치소를 찾았다. 눈앞의 관에 남편은 잠든 듯 누워 있었다. 에리코씨는 남편의 얼굴에 붙은 진흙을 떼어내고 입맞춤을 했다. “사랑해”라고 속삭이는데, 눈에 가득 눈물이 고였다.

에리코씨는 남편에게 뭐든 전해 주고 싶어서 회사에서 전달받은 남편의 짐을 뒤졌다. 문득 눈에 띈 것이 반지였다. “가끔 반지 같은 걸 갖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당신은 선물 같은 건 잘 안 하는 사람이잖아”라고 심통을 부렸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언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반지와 두 딸을 남겨준 남편에게 약속했다. “아이들은 내가 잘 키울게. 걱정 마.”

이번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센다이의 한 피난소에선 어린 학생들의 합창이 집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전국 합창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 지역 중학생 합창단은 지진으로 대회가 취소되자 낙심하지 않고 피난소를 찾았다.

“있는 힘껏 살아간다는 것, 얼마나 얼마나 훌륭한가…내일이 있는 한 행복을 믿노라.” 어린 학생들의 노래에 주민들은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쓰나미로 학교가 물에 잠긴 이와테현 시립 료리초등학교는 지난 18일 근처 중학교를 빌려 졸업식을 치렀다고 교토통신이 전했다. 피아노는 없었지만 교사들은 힘차게 팔을 휘두르며 교가 합창을 지휘했다. 스즈키 세키(鈴木晴紀) 교장은 “성대히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미안하다”며 “졸업 뒤에도 희망을 잃지 말고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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