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대 금융 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대표이사 김민영(65)씨가 소장하고 있던 보물급 문화재 18점을 검찰의 수사 개시 이후 대부업자에게 모두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사소송 등을 통한 환수를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 명의로 보유하던 국가지정 문화재 18점을 지난 3월 22일 심모씨에게 일괄 매각했다. 미술품 수집가로 알려진 심씨는 금융감독원에 대부업체 K사 대표로 이름이 등록돼 있다.
김씨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월인석보 권 9·10’을 비롯해 ‘경국대전 권3’, ‘정약용 필적 하피첩’ 및 불교 관련 서적 등 보물 18점을 소장하고 있었다. 심씨는 10억원을 주고 이 보물들을 김씨로부터 매입했다며 거래 다음날 인천 북구청을 거쳐 문화재청에 소유자 변경 신고를 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김씨가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문화재를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검찰이 3월 15일 부산저축은행그룹을 압수수색한 지 얼마 안돼 급하게 문화재를 팔아치운 점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고객 예금 등으로 문화재를 사들였다면 압류 등 보전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저축은행 ‘부당 인출’과 관련, 조사 대상자 선별 작업을 사실상 마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예금주 소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영업정지 방침이 정해진 지난 1월 25일 이후 3주간 5000만원 이상을 찾아간 예금주 4338명에 대해 분석 작업을 벌여 왔다.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지난 2월 7일과 14일 만기 1년을 앞두고 1억3080만원을 인출하고,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은 1월 말 예금 5000만원을 찾아가는 등 사전 인출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직접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금융 브로커 윤모(56)씨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로부터 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간 정황을 포착, 이 돈이 실제 정·관계 인사 등에게 전달됐는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20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 명의로 보유하던 국가지정 문화재 18점을 지난 3월 22일 심모씨에게 일괄 매각했다. 미술품 수집가로 알려진 심씨는 금융감독원에 대부업체 K사 대표로 이름이 등록돼 있다.
김씨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월인석보 권 9·10’을 비롯해 ‘경국대전 권3’, ‘정약용 필적 하피첩’ 및 불교 관련 서적 등 보물 18점을 소장하고 있었다. 심씨는 10억원을 주고 이 보물들을 김씨로부터 매입했다며 거래 다음날 인천 북구청을 거쳐 문화재청에 소유자 변경 신고를 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김씨가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문화재를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검찰이 3월 15일 부산저축은행그룹을 압수수색한 지 얼마 안돼 급하게 문화재를 팔아치운 점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고객 예금 등으로 문화재를 사들였다면 압류 등 보전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저축은행 ‘부당 인출’과 관련, 조사 대상자 선별 작업을 사실상 마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예금주 소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영업정지 방침이 정해진 지난 1월 25일 이후 3주간 5000만원 이상을 찾아간 예금주 4338명에 대해 분석 작업을 벌여 왔다.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지난 2월 7일과 14일 만기 1년을 앞두고 1억3080만원을 인출하고,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은 1월 말 예금 5000만원을 찾아가는 등 사전 인출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직접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금융 브로커 윤모(56)씨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로부터 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간 정황을 포착, 이 돈이 실제 정·관계 인사 등에게 전달됐는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