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저금리가 유례없는 전세난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전세 가격 상승 원인 및 매매가격 상승 가능성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낮은 금리는 임차계약 형태 중 전세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낮은 금리가 전세보증금의 기대수익률을 하락시켜 임대인으로 하여금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세보증금을 인상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금리가 낮으면 일반적으로 집주인 입장에서 볼 때 전세보다 월세가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 자연히 집주인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고 하기 때문에 전세시장에서 전세물량의 감소로 전세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어느 특정지역(학군이 좋은 지역 등)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한다면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불일치)를 거론할 수 있지만 지금은 서울지역 대부분이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를 주된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하는 관행도 ‘저금리 원인론’에 설득력을 더해 준다. 주택전세를 주는 사람들(임대인) 상당수가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집을 구매했다. 따라서 저금리가 계속되면 이들은 원활한 이자상환을 위해서라도 전셋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