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지난 4월 개막한 올 시즌 프로야구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한창 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각 팀을 향한 팬들의 응원 열기도 뜨겁다. 하지만 타오르는 응원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다간 목소리가 상하고 성대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
특히 예년보다 보름 정도 늦게 치러지는 플레이오프 일정상, 야구장에서의 체감 온도는 상상 이하로 떨어진다. 이렇게 낮은 온도에서 성대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때 고성까지 지르게 된다면? 성대가 받는 충격은 더욱 커져 성대폴립 같은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9회 말 터진 역전홈런에 환호하다 성대가 그야말로 ‘아웃’될 수 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박사의 도움말로 야구 응원 시 상하기 쉬운 목소리 보호법을 소개한다.
◇야구장 명당자리인 응원단석, 성대엔 치명적=야구장에서 이른바 ‘명당’으로 꼽히는 자리는 응원단석 앞이다. 바로 앞에서 응원단의 구호에 맞춰 열정적인 응원을 즐길 수 있어 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선 커다란 소음에 노출될 각오를 해야 한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나 막대풍선 두드리는 소리는 옆 사람의 말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다. 보통 일반적인 대화 소리는 60㏈ 정도인데 대형 스피커 소리의 경우 85㏈ 이상으로, 보통 85㏈을 넘어가면 불쾌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렇게 큰 소음이 노출되는 곳에서는 귀뿐만 아니라 성대도 조심해야 한다.
만원관중이 일제히 응원구호를 외치는 야구장에서는 덩달아 목소리가 커져 자신도 모르게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목소리는 후두 아래쪽에 있는 한 쌍의 성대가 진동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높은 소리를 낼수록 진동 횟수가 많아져 성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성대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는 초당 120∼250번 정도 진동하지만 고음을 낼 때는 최대 2,000회까지 횟수가 증가한다. 또한 큰 소리를 낼 때 성대 근육이 긴장해 무리가 갈 수 있다. 몇 시간 동안 이 같은 진동과 긴장이 반복되면 성대 점막의 모세혈관들이 터져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성대에 물혹이 생길 수도 있다.
◇환절기 건조한 공기는 점막 마르게 해 성대 혹사 위험 커=이번 플레이오프는 예년보다 보름 정도 늦게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겨울철에나 등장할 법한 두꺼운 외투를 입고 야구장을 찾아 추위를 견디는 이들이 많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성대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데, 이럴 때 평소와 마찬가지로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하면 성대는 더욱 혹사당하게 된다.
건조한 공기와 차가운 바람은 성대의 운동을 방해해 목소리의 변형을 일으키기 쉽다. 또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성대 근육도 경직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조한 공기는 성대의 점막을 마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성대 점막이 마른 상태에서 고성을 지르는 일이 반복되면 성대가 받는 충격이 더욱 가중돼 성대질환이 생기기 쉽다.
◇목소리 변화 2주 이상 계속되면 성대폴립 의심=야구장에서의 무리한 응원으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성대질환은 성대폴립이다. 성대폴립은 단 한 번의 고성을 지르는 것만으로도 생길 수 있다. 갑자기 크게 고함을 지르면 성대끼리 마찰이 과도하게 발생해 출혈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때 생긴 상처나 부종이 장기간 방치되면 성대폴립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응원을 심하게 한 이후 계속 목소리가 잠겨 쉰 소리가 나거나 이물감이 생겨 자주 기침을 하면 성대폴립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변했다거나 말을 조금만 오래 해도 목이 아프다면 성대폴립일 수 있다.
흔히 소리를 질러 목이 쉬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괜찮아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대폴립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폴립이 커지면서 공기의 통로가 좁아져 숨쉬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계속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갑자기 고성 지르지 말고 물 충분히 마셔야=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응원단석 앞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포수 뒤쪽 자리나 2층 관람석은 응원단석과 다소 떨어져 있어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응원을 할 때는 처음부터 크게 소리를 지르지 말고 서서히 목소리를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을 충분히 마셔 성대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차가운 물보다는 실온에 보관한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물이 좋다. 맥주나 청량음료는 물과 달리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금물이다. 야구장에서 흔히 먹는 치킨이나 햄버거, 피자 등 기름진 음식은 강한 산성인 위산의 역류를 유발해 후두와 성대를 붓게 하므로 이 역시 피해야 한다.
야구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보온에 특히 신경 쓴다. 요즘에는 낮 시간에도 기온이 높지 않기 때문에 경기장에 갈 땐 외투나 담요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야구경기는 최소 3시간 이상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경기 관람 중에는 담요 등을 덮어 체온을 유지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특히 예년보다 보름 정도 늦게 치러지는 플레이오프 일정상, 야구장에서의 체감 온도는 상상 이하로 떨어진다. 이렇게 낮은 온도에서 성대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때 고성까지 지르게 된다면? 성대가 받는 충격은 더욱 커져 성대폴립 같은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9회 말 터진 역전홈런에 환호하다 성대가 그야말로 ‘아웃’될 수 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박사의 도움말로 야구 응원 시 상하기 쉬운 목소리 보호법을 소개한다.
◇야구장 명당자리인 응원단석, 성대엔 치명적=야구장에서 이른바 ‘명당’으로 꼽히는 자리는 응원단석 앞이다. 바로 앞에서 응원단의 구호에 맞춰 열정적인 응원을 즐길 수 있어 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선 커다란 소음에 노출될 각오를 해야 한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나 막대풍선 두드리는 소리는 옆 사람의 말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다. 보통 일반적인 대화 소리는 60㏈ 정도인데 대형 스피커 소리의 경우 85㏈ 이상으로, 보통 85㏈을 넘어가면 불쾌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렇게 큰 소음이 노출되는 곳에서는 귀뿐만 아니라 성대도 조심해야 한다.
만원관중이 일제히 응원구호를 외치는 야구장에서는 덩달아 목소리가 커져 자신도 모르게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목소리는 후두 아래쪽에 있는 한 쌍의 성대가 진동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높은 소리를 낼수록 진동 횟수가 많아져 성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성대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는 초당 120∼250번 정도 진동하지만 고음을 낼 때는 최대 2,000회까지 횟수가 증가한다. 또한 큰 소리를 낼 때 성대 근육이 긴장해 무리가 갈 수 있다. 몇 시간 동안 이 같은 진동과 긴장이 반복되면 성대 점막의 모세혈관들이 터져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성대에 물혹이 생길 수도 있다.
◇환절기 건조한 공기는 점막 마르게 해 성대 혹사 위험 커=이번 플레이오프는 예년보다 보름 정도 늦게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겨울철에나 등장할 법한 두꺼운 외투를 입고 야구장을 찾아 추위를 견디는 이들이 많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성대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데, 이럴 때 평소와 마찬가지로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하면 성대는 더욱 혹사당하게 된다.
건조한 공기와 차가운 바람은 성대의 운동을 방해해 목소리의 변형을 일으키기 쉽다. 또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성대 근육도 경직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조한 공기는 성대의 점막을 마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성대 점막이 마른 상태에서 고성을 지르는 일이 반복되면 성대가 받는 충격이 더욱 가중돼 성대질환이 생기기 쉽다.
◇목소리 변화 2주 이상 계속되면 성대폴립 의심=야구장에서의 무리한 응원으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성대질환은 성대폴립이다. 성대폴립은 단 한 번의 고성을 지르는 것만으로도 생길 수 있다. 갑자기 크게 고함을 지르면 성대끼리 마찰이 과도하게 발생해 출혈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때 생긴 상처나 부종이 장기간 방치되면 성대폴립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응원을 심하게 한 이후 계속 목소리가 잠겨 쉰 소리가 나거나 이물감이 생겨 자주 기침을 하면 성대폴립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변했다거나 말을 조금만 오래 해도 목이 아프다면 성대폴립일 수 있다.
흔히 소리를 질러 목이 쉬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괜찮아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대폴립을 오랜 시간 방치하면 폴립이 커지면서 공기의 통로가 좁아져 숨쉬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계속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갑자기 고성 지르지 말고 물 충분히 마셔야=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응원단석 앞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포수 뒤쪽 자리나 2층 관람석은 응원단석과 다소 떨어져 있어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응원을 할 때는 처음부터 크게 소리를 지르지 말고 서서히 목소리를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을 충분히 마셔 성대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차가운 물보다는 실온에 보관한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물이 좋다. 맥주나 청량음료는 물과 달리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금물이다. 야구장에서 흔히 먹는 치킨이나 햄버거, 피자 등 기름진 음식은 강한 산성인 위산의 역류를 유발해 후두와 성대를 붓게 하므로 이 역시 피해야 한다.
야구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보온에 특히 신경 쓴다. 요즘에는 낮 시간에도 기온이 높지 않기 때문에 경기장에 갈 땐 외투나 담요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야구경기는 최소 3시간 이상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경기 관람 중에는 담요 등을 덮어 체온을 유지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