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가요계가 때 아닌 ‘예의’ 때문에 논란이다.
시작은 걸 그룹 티아라에서 시작됐다. 티아라는 한 행사장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멤버 효민이 자신의 트위터에 “대화하는 안무와 즐거운 모습을 보이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부족함이 많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릴테니 오해 말아달라”고 해명했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오해 수준일 수 있었다. 문제는 이후였다.
선배 가수인 모세가 트위터를 통해 “행사 태도로 구설에 오른 모 여자그룹. 인사 안하는 걸로 유명하다. 몇 번을 마주쳐도 인사없이 목이 뻣뻣했다”는 글을 남겨 티아라를 겨냥했다. 이후 티아라 측의 사과가 있었고 이를 받아들인 모세가 “그 친구들이 미안해하는 걸 보니 천성이 그랬던 건 아닐테니 앞으로 지켜보면 될 일”이라고 다시 글을 올렸다.
티아라는 이후 달라진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19일 부산에서 진행된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에서 현장을 찾은 기자단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예의 논란은 카라 멤버 구하라 때문에 증폭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 출연한 구하라는 나이 많은 후배들의 인사문제로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날 구하라는 “카라가 데뷔 5년차임에도 나이 많은 일부 걸 그룹이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며 “카라 멤버들이 먼저 정중하게 인사해도 건성으로 받아들여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말했다. 이후 그 ‘나이 많은 걸 그룹’이 누군지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소녀시대가 컴백 당일인 21일 뮤직뱅크에서 대기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사를 한 사실이 뉴스화가 될 정도로 가요계에는 ‘예의’에 대해 민감해졌다.
사실 아이돌 그룹들 간에 선후배 관계는 애매하다. 흔히 데뷔 시점으로 선배와 후배를 따지는 가요계지만,
멤버별 나이 차이는 물론 가요계 선배가 학교에서 후배인 경우도 종종 있어서 선을 뚜렷하게 긋기가 애매하다. 보통 데뷔 당시에는 선후배였다가도 1~2년 정도 지나면 나이대로 서열을 정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종종 이를 아예 무시하고 ‘나는 선배다’를 고수하거나, 인지도만을 앞세워 선후배간의 관계를 무시하는 가수들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실례로 A모 걸 그룹의 경우에는 선배들에게 잘 인사를 하지 않으면서, 데뷔 시점이 얼마 차이가 나지도 않는 후배 아이돌 그룹에 인사에 손만 올려 인사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그 후배 아이돌 그룹 멤버 중에는 A 걸 그룹보다 나이 많은 멤버들이 다수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같이 인사하는 것이 예의로 받아들여진다. 또 해당 걸 그룹의 일부 멤버는 방송사 대기실에서 매니저와 주변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굴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눈총을 사기도 한다.
또다른 걸 그룹 매니저는 데뷔 직후에는 예의 바르다가, 인기를 얻은 후 막무가내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기가 질려 아예 일을 관두기까지 했다.
한 남자 아이돌 멤버는 “요즘에는 인기가 곧 선배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는 아이돌 후배가 짧은 시간 안에 인기를 얻은 후 고개만 까딱하고 지나갈 때는 솔직히 그 후배에게 뭐라고 하기보다는 내 자신이 처참하다”며 “인사를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매니저들 입장에서는 이런 소속 아이돌 그룹들의 태도에 답답해 한다. 한 아이돌 그룹 매니저는 “가요계에는 소문이 빠르다. 잘 나갈 때야 그렇다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인기가 떨어지면 예의 없는 태도를 문제 삼아, 더 많은 공격을 당하기도 하고 방송사나 언론에서도 아예 상대를 안한다”며 “초심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이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나이에 목이 뻣뻣해지는 것을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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