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단둥에서 의문사한 김창환(당시 46세) 선교사가 북한 공작원들이 사용하는 독극물로 사망한 사실이 정보 당국 문서로 공식 확인됐다.
6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했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A씨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 김 선교사 사망 원인 관련 ‘수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가정보원이 A씨의 행적 관련 증거자료로 만든 이 보고서는 ‘A씨가 2010년 3월 접촉한 김창환 선교사, 독극물로 인해 피살된 사실 및 동 독극물이 북 공작기관에서 사용 중인 독극물과 동일한 사실 확인’이란 제목으로 돼 있다. 재판부는 보고서를 토대로 ‘김 선교사는 2011년 8월 북한 공작원이 사용하는 브롬화스티그민 중독으로 사망’이라는 내용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국가 기관의 기록으로 김 선교사 사인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김 선교사는 지난해 8월 단둥시내 한 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다 입에서 거품이 나는 증세를 보이며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러나 중국 공안 주도로 실시한 1차 부검에서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고, 당시 선양총영사관 측도 “부검 결과 독극물에 의한 피살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김 선교사 사망 10여일 후 화장했다.
정보 당국은 이후 유족 측이 소지하고 있던 김 선교사의 피 묻은 장갑 등을 분석했고 같은 해 12월쯤 그의 혈흔에서 독극물인 브롬화스티그민 성분이 포함된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를 김 선교사 유족 측에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법원에 낸 자료는 독살로 추정된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는 취지였지 확실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유족들이 2차 정밀 부검을 거부한 이후의 기록은 없고, 사인이 독극물이라는 건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교단체 관계자는 “사정 당국이 지난해 말쯤 사인을 확인했지만 남북관계나 중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중국 쪽에서도 범인 검거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호일 전웅빈 기자 blue51@kmib.co.kr
6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했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A씨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 김 선교사 사망 원인 관련 ‘수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가정보원이 A씨의 행적 관련 증거자료로 만든 이 보고서는 ‘A씨가 2010년 3월 접촉한 김창환 선교사, 독극물로 인해 피살된 사실 및 동 독극물이 북 공작기관에서 사용 중인 독극물과 동일한 사실 확인’이란 제목으로 돼 있다. 재판부는 보고서를 토대로 ‘김 선교사는 2011년 8월 북한 공작원이 사용하는 브롬화스티그민 중독으로 사망’이라는 내용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국가 기관의 기록으로 김 선교사 사인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김 선교사는 지난해 8월 단둥시내 한 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다 입에서 거품이 나는 증세를 보이며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러나 중국 공안 주도로 실시한 1차 부검에서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고, 당시 선양총영사관 측도 “부검 결과 독극물에 의한 피살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김 선교사 사망 10여일 후 화장했다.
정보 당국은 이후 유족 측이 소지하고 있던 김 선교사의 피 묻은 장갑 등을 분석했고 같은 해 12월쯤 그의 혈흔에서 독극물인 브롬화스티그민 성분이 포함된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를 김 선교사 유족 측에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법원에 낸 자료는 독살로 추정된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는 취지였지 확실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유족들이 2차 정밀 부검을 거부한 이후의 기록은 없고, 사인이 독극물이라는 건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교단체 관계자는 “사정 당국이 지난해 말쯤 사인을 확인했지만 남북관계나 중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중국 쪽에서도 범인 검거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호일 전웅빈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