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단국대 한방암센터 건립 중지요청

의사협회, 단국대 한방암센터 건립 중지요청

기사승인 2013-05-02 09:29:01
[쿠키 건강] 단국대학교가 한방항암제인 넥시아글로벌센터(가칭) 개소를 준비 중인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단국대측에 건립 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지난달 24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학문연구의 자유가 보장돼야 할 대학에 이익단체가 연구센터 중지요청을 한 것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과 의료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한의대도 없는 대학에서 의학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한방항암 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함께 엇갈리고 있다.

넥시아는 원광대학교 한의대를 졸업하고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를 역임한 최원철 현 단국대 특임부총장이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을 주성분으로 개발한 한방항암제로 언론을 통해서도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최원철 부총장은 지난 2006년 암치료 증거의학 심포지엄에서 넥시아를 이용해 암환자들을 치료한 결과 높은 생존율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여러 차례 외국 논문을 통해서도 소개되고 임상실험까지 거치는 등 넥시아가 검증된 항암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치료를 받은 암환자들이 최 부총장 측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실질적인 말기 암환자라고 보기 어려우며, 넥시아 투약기간 동안 다른 치료방법이 함께 사용됐을 가능성 등을 이유로 넥시아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충북대 한종호 교수는 넥시아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당함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섰다. 최 부총장 측으로부터 고소까지 당해 현재 검찰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교수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 등을 통해 넥시아의 효능이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과대광고를 통해 마치 큰 효능이 있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많은 환자들이 거액을 지불하고 치료를 받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최 부총장이 넥시아가 거의 모든 암에 면역력을 증가시켜 치료를 돕고 넥시아의 효능이 외국 논문과 임상시험 등을 통해서도 검증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약을 만든 사람들에 의해 쓰여 지는 등 논문의 검증수준이 미약하고 이를 근거로 항암제가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게 된다면 연구윤리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외국의학논문에 넥시아 관련 논문이 실린 이유는 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한국 한의사들의 연구윤리수준과 서양인들이 오리엔탈리즘에 느끼는 신비감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의협은 공문을 통해 현재까지 옻나무 추출물을 이용한 암치료방법은 의학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고 유효성과 안정성에 대한 임상시험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단국대의 넥시아글로벌센터 개소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 넥시아가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허가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근거중심의학인 현대의학의 원칙과 의학자의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단국대 측에 넥시아글로벌센터 건립을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동시에 “만약 계획을 추진해 암환자에게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강행하는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장협의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등과 공조해 범의료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국대는 현재 의과대학, 치과대학, 간호대학, 약학대학을 보유하고 중부권 최대 상급종합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한의대는 설치죄디 않았다. 이 때문에 경희대병원 한의예과 교수였던 최원철 씨를 특임부총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건립 예정으로 알려진 넥시아글로벌센터도 단국대병원이 있는 천안이 아니라 본교인 죽전캠퍼스 내에 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의과대학을 보유해 수많은 교수들이 재직하며 임상과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단국대에서 타교 출신의 한의대 교수를 영입해 무리하게 한방센터를 건립하려는 움직임에 적잖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의협이 단국대에 넥시아글로벌센터 건립중지 요청공문을 보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방약제 성분의 천연물신약도 허가돼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마당에 이익단체가 대학에 연구센터 건립 검토 단계에서부터 공문을 보내 이를 중지할 것을 요청하면서 압력을 넣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대학의 학문연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공문을 보내게 된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은)결재만 했기 때문에 정확한 내막을 모르고 있다”고만 대답해 공문을 보내게 된 의협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단국대도 넥시아글로벌센터의 개소목적이 치료인지 연구인지 아직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다. 구체적인 운영계획도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또 현재 진행상황과 구체적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지금으로썬 아무 것도 밝힐 수 없다”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이영수 기자
jun@medifo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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