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최근 있었던 타이레놀 시럽 리콜사태를 계기로 국내 GMP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윤인순 민주당 국회의원의 주최로 8일 국회의원 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타이레놀 시럽 리콜 사태로 본 GMP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품질과장,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 유경숙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책위원, 최광진 순천향대 의료과학대학 교수, 김재환 한국제약협회 GMP 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연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GMP운영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건당국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또 한국얀센이 해당제품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자체조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한 달이나 제품을 회수하지 않았다며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s)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조와 품질관리 전반을 체계적으로 구성한 운영 시스템을 규정한 제도다.
앞서 식약처는 한국얀센에서 생산하는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 500ml와 100ml의 제조과정에서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함량이 초과 함유돼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판매금지 조치한 바 있다.
박혜경 연구실장은 이번 사건은 제도지침에 존재하지 않거나 벨리데이션이 되지 않은 공정을 실시하다 발생한 면이 있다며 앞으로 GMP의 허가과정에서 관리를 철저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타이레놀 사건은 용기에 약액을 담는 공정에서 자동충전하고 남은 것을 수동충전한 것에 대해 “남는 약이 발생한다는 것은 기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적정성 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얀센에 대해 완제품시험에서 허가되고 팔린 약이 출하까지 됐는데 이 문제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문제가능성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식약처에서도 정기실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식약처도 의약선진국처럼 정기실사에 대한 기준을 뚜렷이 마련하고 현재와 같이 순환보직 형태보다는 정밀실사를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했다.
유경숙 정책위원 역시 이번 사건에 있어 얀센의 품질관리와 문제 발생 후 대응과정 등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약회사의 기본적 상식과 도덕적 책임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식약처 인력과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실사에 있어 전문성이 없으면 주기만 명해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또 실사과정도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행법 체계에서는 실사에 걸려도 1~3개월의 제조업무정지에 처하고 4차례나 적발돼야 품목허가가 취소되는 등 솜방망이 처벌밖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매출액 일부에 징벌적 과징금을 내리는 등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병의원에 대해서도 금지된 약품을 쓸 경우 일시적 급여중지 등 강경책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있는 의약품이 전량회수 되지 않고 해당의약품만 환수조치 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투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용덕 정책위원은 역시 한국얀센에 대해 환자안전을 생각한 신속한 대처가 없었다고 비판하며 앞으로 GMP운영에 있어 검사를 강화할 필요도 있지만 시민이 참여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광진 교수는 식약처에 대해 폐쇄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처로 승격된만큼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꼭 픽스 가입보다는 국내 제도를 내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약처와 제약사간 동반자 및 선구자적 역할 구축해 새로운 롤모델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제약계 관계자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한 김재환 위원장은 한국얀센이 문제가 생기는 즉시 의약품 출하를 중단하지 않고 한달 간 자체조사를 이유로 보류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람이 하는 일에 과오가 없을 수는 없다며 GMP의 역할은 이러한 과오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약개발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과 같이 GMP 평가결과가 좋은 제약사에 대해서도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타이레놀 사건에 대해 한국얀센이 문제를 덮으려고 하지 않고 자진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할 부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빈축을 사고 말았다. 박용덕 정책위원이 자진신고라기 보다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해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고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김상봉 과장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김 위원장이 주장한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되기 보다는 다른 국면에서 접근해야한다며 GMP는 의약품 안전관리의 최소기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잘 지켜졌다고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의 의견을 들은 김상봉 과장은 “오늘 있었던 제안을 모두 기록해 유관부서에 전달하고 유관부서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