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남자간호사를 군 대체 복무하게 함으로써 의료사각지대나 지방 공공의료원의 간호사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가의 공공의료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 결코 남자간호사들의 군생활을 편하게 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김장언 대한남자간호사회 초대회장(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수간호사)은 2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남자간호사의 국?공립의료기관 군 대체복무를 추진하려는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지난 4월 20일 대한남자간호사회 창립과 함께 초대회장으로 선출돼 이런저런 활동으로 바쁜 그를 만나봤다.
-간호사 대체복무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현재 지방병원들의 간호사 수급 부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공공의료원의 간호사 수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간호대 1학년 재학생만 2900명이고 전체 재학생은 8000명이 넘는다. 이들을 군 대체복무를 통해 공공의료인력으로 투입한다면 간호사 수급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공공의료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용적인 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지방 공공의료원의 신규간호사 임금수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많은 간호사를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공중보건의료인으로 간호사의 연봉을 1800~2000만원으로 산정시, 현재 중소병원 신규간호사 평균 초임연봉인 2477~2625만원 대비 1인당 약 500~800만원의 인건비 절감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통해 재정난과 인력난의 악순환을 반복하며 허덕이고 있는 지방 공공의료원이나 의료취약지역의 간호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국가의 보건의료재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응급의료의 체계가 부실하고 응급 전문간호사 숫자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 남자간호사 군 대체복무가 실현된다면 취약한 응급의료에 일정 부분 보충하고 간호사들도 군복무기간 3년 동안 응급간호에 필요한 메디칼테크닉을 익히며 보다 효과적으로 응급상황 대처능력을 키울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이 된다.
남자간호사 입장에서도 복무기간 동안 간호사로서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자간호사를 공공의료원에 군 대체복무 시키거나 간호장교로 복무하게 하려는 것은 결코 남자간호사들의 병역이행을 편하게 해주려는 이유가 아니다. 무엇보다 농어촌 등 의료사각지대에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나라에 보탬이 되게 하려는 이유가 가장 크다.
현재 공공의료원 관계자들과도 접촉 중인데 남자간호사 군대체복무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일정 자격기준도 필요할 것이다. 군 대체복무를 하는 만큼 인성이나 성실도 등을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비스마인드도 매우 중요한 평가항목이 될 수 있다.
-좋은 취지지만, 타 직역과의 형평성이 문제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의료인력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의료분야의 인력수요는 높아지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도농 간 의료의 질 격차도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를 남자간호사 군 대체복무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건의료분야는 필수공익업종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이다. 만약 현재 간호사 인력이 넘쳐난다면 이러한 제안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공공의료원에만 군대체 간호인력을 투입한다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지방병원들의 반발은?
중소병원이나 대학병원이나 할 것 없이 지방에 있는 병원이라면 간호사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공공의료원 뿐만 아니라 민간병원에도 군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 세밀한 검토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남자간호사가 최초로 배출된 지 만 50년이 넘은데 반해 남자간호사회 창립이 좀 늦은 것 같다.
지난해 10월 대한간호협회 간호선포식이 있었는데 이날 남자간호사회의 공식 창립계기가 마련됐다. 간협에서 예산지원 등 창립을 하는데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
이번에 남자간호사회를 창립하게 된 이면에는 최근 5년간 남자간호사 숫자가 기하급수적 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만 2900명이다. 재학생 8000명 수준으로 앞으로 신규 남자간호사가 쏟아지게 될 것이다.
그 요인은 최근 청년 일자리 부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반해 간호사는 취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자간호사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진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알다시피 현재 간호학과의 입학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간호계 내에서의 경쟁도 점점 격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남자 간호사는 병원입장에서도 매우 선호도가 크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 출산과 육아, 가정일 등에서 자유롭다 보니 병원 일에 더욱 열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남자 간호사를 구해달라는 전화도 꽤나 자주 오는 편이다.
-남자간호사회 회장직을 맡는다고 하니 병원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
간호본부장님이 전폭적으로 응원해 주셨다. 왜 이제야 남자간호사모임이 생기게 됐냐며 간호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의대 교수들도 회장직에 선출된 것을 크게 기뻐하고 많은 격려를 해줬다.
다시 말하지만 남자간호사들이 사회생활에 용이한 면이 있다. 의사나 의료기사 등 직장 내 타 보건의료인들과의 친밀도도 높은 편이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나누면 금방 친해지는 게 남자들의 세계 아닌가.
-남자간호사 회장으로 남다른 포부와 후배 남자간호사들이나 간호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호사의 가치를 더욱 제고시키는데 기여하겠다. 간호사가 독자적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이를 위해 현재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요즘같이 복잡한 사회일수록 집중력이 중요하다. 일단 간호학을 선택했으면 계속 한우물을 파 전문성을 더 높여야 성공할 수 있다.
남자간호사회에서도 연구 개발을 통해 남자간호사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현재에서 행복을 느끼며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면 지금 삶에서도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