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7일 새벽 남북 당국이 실무회담을 갖고 공단 재가동 등에 합의한 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개성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했었다”면서 “회담 결과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원청업체와 바이어들이 떠난 상태”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그들을 설득할 힘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입주기업들은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데 빠르면 15일, 길면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3개월이 지난 데다 장마까지 시작되면서 설비에 문제가 생겨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당장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의류업체 관계자는 “북측이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반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미 시즌이 지난 의류라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 뿐”이라며 “다행히 일부 원청업체에선 우리 상황을 이해하고 다음 시즌 의류 제작을 맡겼다. 하루 빨리 가동하지 않은 설비를 유지·보수한 뒤 재가동에 들어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일부 해외 업체들과는 거래가 끊겼다”면서 “이미 개성공단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만큼 그들을 설득하려면 이번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8일 회의를 열고 정부 요청에 따라 방북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유창근 비대위 대변인은 “회담이 결렬될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우리가 원했던 설비 점검에 대해 우선 협의가 됐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태풍으로 피해를 입어도 재난 복구를 한 뒤 재발 방지를 얘기하는 것처럼 우리도 우선 설비 점검을 끝낸 뒤 피해 상황과 재발 방지에 대해 논의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회담 결과에 안도하면서도 거래처 이탈과 설비 피해로 공단 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논평을 내고 “장마철에 대비한 설비점검과 완제품 및 원자재반출에 합의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회담을 재개키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개성공단이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입은 피해가 큰 만큼 정상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지원절차도 조속히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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