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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8분기 연속 0%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는 등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생존 전략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과 서비스 질을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사업구조를 개편해 체질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3인의 최고경영자(CEO) 공동명의로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하반기 시장은 급변할 것이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기본에 충실한 자세를 잊지 말고 경영실적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역량 및 제품 경쟁력 강화를 저성장 기조를 돌파할 해법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일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R&D 투자로 울트라HD(초고해상도) TV, 곡면 올레드TV, 갤럭시S4 등 혁신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LG전자는 TV,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주력사업의 시장 선도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적극적인 R&D 투자로 초일류 제품 확보와 질적 성장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55인치형 올레드 TV, 곡면 올레드 TV 등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차세대 초고화질 TV 시장을 선점한 여세를 몰아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소재·에너지 등을 3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로 정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주력 업종인 철강 부분에서 자동차 강판, 에너지강재 등 고부가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겠다는 취지다.

SK그룹도 정유화학·정보통신·반도체 등 주력 부문의 경쟁력 향상에 전력을 쏟는 동시에 수직계열화와 계열사간 자율경영체제를 통한 체질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투자에 주춤한 모습이다.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이 지난해 5월 -3.31%를 기록한 이래 지난 5월 -11.6%로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면 기업들은 위기경영 체제를 가동해 기존 제품과 관련된 설비 투자 등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적극적인 R&D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 제품,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