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롯데그룹의 주력사이자 실질적 지주회사인 롯데쇼핑은 16일 국세청이 갑작스런 세무조사에 들어가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세청이 이날 오전 10시 직원 150여 명을 투입해 전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직후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등 롯데쇼핑 4개 사업본부와 롯데그룹은 정기세무조사인지, 특별세무조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현재 롯데 측은 정기세무조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 2009년 11월 정기 세무조사를 받아 120억 원의 추징금을 받은 이후 조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국세청이 기업들의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 일환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부 직원들은 조사를 하는 국세청 직원들이 ‘정기 조사’라는 말을 하는 걸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특정 혐의가 인지된 경우에만 조사에 착수하는 조사4국에서 나온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투입된 인력이 대규모인 점도 특별조사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국세청에 어떤 조사냐고 물어봐도 일체 답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다만 ‘특별세무조사’ 쪽에 무게를 두고 성실히 조사를 임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세무조사가 그룹 전체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특혜를 많이 받은 기업으로 꼽히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와 설계변경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순환출자를 많이 늘린 기업이라는 시각도 부담스라워 하고 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롯데호텔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올 것이 왔다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는 검찰 조사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국세청이 롯데쇼핑의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한 탈루 혐의 외에도 롯데마트가 하청업체 쥐어짜기로 부당이득을 취한 데다 탈세까지 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들어갔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최대 지분을 장악한 실질적인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총수 일가를 겨냥한 조사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