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민간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은 18일 “기업들이 투자를 적극 확대할 시기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투자의 물꼬를 터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18일 제주 서귀포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8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세계경제의 급변과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는 외부충격에 취약한 구조”라며 “특히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 전환 등에 의해 우리나라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내외 경제가 상반기보다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투자 물꼬를 터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시설과 재난재해시설에 대한 투자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과제로 꼽았다.

그는 “교육시설에 대한 조사를 해보면 건축, 소프트웨어, 전자제품 등 필요한 수요가 나올 것”이라며 “하수도시설 등 재난재해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사회 안전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방안으로는 취득세 완화를 주장했다. 취득세 완화의 장애물인 지자체 세수 부족은 재산세를 올려 보완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김 원장은 경제민주화 논의와 관련해서는 “각각의 사안에 대해 개별적으로 평가해야지 일률적으로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다만 대기업들이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의 한식집, 일식집도 재벌들이 직접 한다”면서 “대기업들의 행태가 지나치게 안하무인이어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연 후 진행된 ‘저성장시대의 위기와 기회, 그리고 성공의 조건’ 토론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저성장 극복을 위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정부도 기업가정신을 살리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기업인들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