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삼성전자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설비투자를 한다. 불투명한 경기 상황과 IT시장 불황을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역량을 쏟아 스마트폰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올해 시설투자를 지난해 22조8500억원 보다 1조1500억원이 많은 24조원을 투자키로 했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13조원, 디스플레이 6조5000억원 등이다. 2분기 5조2000억원(반도체 2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3000억원)을 포함해 상반기에 9조원이 이미 집행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고화질(UHD) TV 등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모바일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반기에 공급을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품에서 고부가·차별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2분기 실적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9조5300억원을 얻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0.73%, 영업이익은 47.5% 증가했다. 1분기에 비해서는 각각 8.69%, 8.56% 늘었다.

실적은 모바일(IM) 부문이 주도했다. IM부문은 매출 35조5400억원, 영업이익 6조2800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매출은 1분기보다 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3% 줄었다. 신모델 출시, 연구개발, 유통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약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부품(DS) 부문은 17조500억원의 매출고 2조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수익률이 높은 모바일 관련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게 실적 개선에 역할을 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TV사업에서 유럽 경기둔화 영향으로 실적 개선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하락해 매출 12조7800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을 올렸다.

모바일 부문 매출 증가는 시장점유율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33.1%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7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1분기 6940만대를 돌파한 최고 판매량이다. 애플은 3120만대로 1분기 3740만대보다 620만대가 줄었다. 점유율도 1분기 17.9%에서 13.6%로 낮아졌다. 201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점유율로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2배 이상인 19.5% 포인트가 났다.

보고서는 “애플의 아이폰은 안드로이드의 스마트폰 저사양 3인치 모델과 고사양 5인치 모델 사이에서 협공작전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4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격대·크기의 스마트폰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 애플을 제쳤다고 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