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LG전자 상대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팬택?’

차세대 전략폰 G2를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던 LG전자 가 복병을 만났다. 비슷한 시기에 LTE-어드밴스트(A) 스마트폰을 출시한 팬택이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팬택은 LTE-A 스마트폰 ‘베가 LTE-A’를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연다고 7일 밝혔다. 공교롭게 LG전자도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조만간 연다. 팬택 매장과는 길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팬택은 LG전자와 대결구도를 통해 서로 동급이라는 이미지 구축을 노리고 있다. 팬택 이준우 부사장은 베가 LTE-A를 내놓으면서 “이 제품으로 LG전자를 잡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스마트폰 2위 자리를 되찾으려면 LG전자를 잡아야하고 LG전자와 경쟁구도를 만드는 건 팬택 입장에서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팬택에 지분 투자를 하고 모바일샵에서 팬택 제품을 판매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상대가 못되니 팬택부터 상대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하다. LG전자와의 양강구도를 허용하지 않고 1강2약 구도를 만들려는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LG전자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LG전자는 G2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삼성전자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팬택과 티격태격 하며 2위 싸움을 하는 장면은 LG전자가 원하는 구도가 아니다.

LG전자 관계자는 “G2는 삼성전자, 애플의 전략폰과 정면승부를 해야 할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은 ‘노이즈 마케팅’에 흔들리지 않고 제품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불쾌함을 표시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