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전력난이 가중되면서 민간발전사의 전력 판매수입이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을 포함한 발전사들은 정작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에는 소홀했다. 또 발전사들이 실제 발전을 하지 않는데도 설비투자 보상금 명목으로 4년간 1조원이 넘는 돈을 받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은 전력거래소 등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집계한 결과 설비용량 500㎿ 이상 13개 민간발전사의 올해 1∼7월 전력 판매수입은 6조5296억원에 이르렀다고 30일 밝혔다. 전력난이 심각했던 8월까지 고려하면 올 한해 전력 판매수입은 12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민간발전사의 수입은 연평균 42% 늘었다. SK E&S, 포스코에너지, GS EPS, GS파워 등 대기업 4곳은 13개 민간발전사의 올해 전력 판매수입에서 52%를 차지했다. 민간발전사 전력 판매수입이 늘어난 것은 원자력·석탄화력 등이 고장으로 멈춰서면서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한국전력이 발전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 발전 전력 등을 대량 구입했기 때문이다.

민간발전사들은 수입이 크게 뛰었지만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은 외면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이행 정도를 나타내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 실적은 극히 미미했다. RPS는 500㎿ 이상 발전사업자가 총 발전량의 2%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여기에다 발전사들은 설비를 돌리지도 않으면서 막대한 돈을 설비투자 보상금 명목으로 챙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자위 소속 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전력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와 민간발전사에 지급된 비발전 용량정산금(COFF)은 총 1조225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발전소 건설비용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발전사에 일정금액의 용량정산금을 지급한다. 이 중 발전기를 돌리지 않아도 가동 시 예상되는 수익을 보존해주는 형태로 지급되는 돈이 비발전 용량정산금이다. 올해 지급된 비발전 용량정산금은 지난달 말 현재 2283억원이다. 연말에는 3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