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충남 당진 현대제철 공장에서 또 협력업체 직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 들어 사망자만 9명에 이른다. 현대제철이 목표 달성에 급급해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빠져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잇따른 인명 사고
현대제철과 이 회사 비정규직지회는 협력업체 직원 이모(37)씨가 고로 풍구 누수 보수 작업을 마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6일 숨졌다고 9일 밝혔다. 6일은 현대제철이 종합안전관리 개선대책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이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는 “숨진 노동자는 대체인력 없이 300도가 넘는 고로 근처에서 장시간 일을 한 뒤 숨졌다”며 “과로와 유해한 근로조건에 따른 산재”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개인적인 지병이 있었으며 업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충남 당진경찰서는 “뇌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9일 부검을 실시해 2~3일 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지난 26일에도 계열사인 현대그린파워 발전소에서 가스 유출 사고로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지난 5월에는 협력업체 직원 5명이 전기로에서 보수공사를 하던 중 아르곤가스 누출로 사망했다. 작년에도 여러 사고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노동자의 무덤’으로 현대제철을 부른다.
“밀어붙이기 방식 바꿔야”
잇따른 인명사고가 대부분 비정규직인 협력·외주업체, 계열사 직원에게 주로 일어난다는 점이 주목된다. 6일 사망한 이씨와 지난 5월 숨진 5명은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다. 현대제철은 정규직이 약 3800명, 협력·외주업체 소속 비정규직이 약 6000명이다.
고로·전기로 보수 등 위험이 따르는 일은 거의 모두 협력업체 직원이 하는 구조다. 현대제철은 현대그린파워 발전소 사고 때는 당진 공장 내에서 일어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 일이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안전관리는 주로 정규직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근본적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제철은 지금까지 협력업체가 담당하는 업무의 안전은 협력업체가 알아서 챙기게 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 관계자는 “공장의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매뉴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의 준비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을 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정원형 지부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실적 위주로 경영을 하는 데서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는 이상 사고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잇따른 인명 사고
현대제철과 이 회사 비정규직지회는 협력업체 직원 이모(37)씨가 고로 풍구 누수 보수 작업을 마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6일 숨졌다고 9일 밝혔다. 6일은 현대제철이 종합안전관리 개선대책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이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는 “숨진 노동자는 대체인력 없이 300도가 넘는 고로 근처에서 장시간 일을 한 뒤 숨졌다”며 “과로와 유해한 근로조건에 따른 산재”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개인적인 지병이 있었으며 업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충남 당진경찰서는 “뇌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9일 부검을 실시해 2~3일 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지난 26일에도 계열사인 현대그린파워 발전소에서 가스 유출 사고로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지난 5월에는 협력업체 직원 5명이 전기로에서 보수공사를 하던 중 아르곤가스 누출로 사망했다. 작년에도 여러 사고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노동자의 무덤’으로 현대제철을 부른다.
“밀어붙이기 방식 바꿔야”
잇따른 인명사고가 대부분 비정규직인 협력·외주업체, 계열사 직원에게 주로 일어난다는 점이 주목된다. 6일 사망한 이씨와 지난 5월 숨진 5명은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다. 현대제철은 정규직이 약 3800명, 협력·외주업체 소속 비정규직이 약 6000명이다.
고로·전기로 보수 등 위험이 따르는 일은 거의 모두 협력업체 직원이 하는 구조다. 현대제철은 현대그린파워 발전소 사고 때는 당진 공장 내에서 일어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 일이 아니다”라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안전관리는 주로 정규직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근본적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제철은 지금까지 협력업체가 담당하는 업무의 안전은 협력업체가 알아서 챙기게 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 관계자는 “공장의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매뉴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의 준비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을 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정원형 지부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실적 위주로 경영을 하는 데서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는 이상 사고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