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줌마의 힘!… 응원받은 안도 미키, 방송서 한국말 인사

한국 아줌마의 힘!… 응원받은 안도 미키, 방송서 한국말 인사

기사승인 2013-12-10 13:44:01

[쿠키 스포츠] ‘엄마 피겨스케이터’ 안도 미키(일본·26)가 지난 8일 크로아티아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 마지막 날 중계카메라를 향해 연신 “감사합니다”를 반복했다.

이 대회가 한국에서 열렸다면 개최국에 대한 예의라 생각돼 이상할 게 없지만 개최지가 아시아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발칸반도다.

크로아티아에서 우리말로 말했다는 점과 전광판에 동시에 비치는 카메라 앞에서 인사말을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다른 국가 선수들 대부분은 크로아티아 저녁인사인 “도브라 베췌르”로 답한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것이다.

또한 안도 미키가 시상식 후 자신의 SNS에 김연아와 함께 찍은 인증샷을 올리며 경쟁관계에서 친구관계로 변했음을 보여줬지만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친하더라도 한·일 간의 특수관계가 항상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제3국에서 공식적으로 한국말을 한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

안도 미키가 이렇게 친한(親韓)적인 행동을 한 배경에는 김연아의 팬클럽 ‘승냥이’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감동해서라는 후문이다.

‘승냥이’ 소속 팬들은 이번 대회에 대거 원정 응원을 갔다.

‘피겨퀸’ 김연아를 응원하는 것은 물론 지난 4월 미혼의 몸으로 출산하며 언론에 시달린 안도 미키에게도 열띤 격려를 보냈다.

한국 아줌마가 다수 포함된 ‘승냥이’의 응원은 일본팬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한국 아줌마’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것.

일본팬들은 조용히 앉아서 박수를 치거나 아이스링크 근처로 얌전히 다가가 꽃다발을 내려놓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국 아줌마 팬들은 전체가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거나 휘파람까지 불며 화끈한 메시지를 보냈다. 연기가 끝난 뒤에는 상당히 큰 인형을 관중석에서 직접 링크에 던지는 터프함도 보여줬다.

일본팬도 아닌 한국인에게서 이런 응원을 받은 안도 미키가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안도 미키의 이런 반응은 연아의 경쟁자지만 미혼모라는 연민 속에 훈훈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일본팬들은 “재일교포설이 나도는 선수” “멀리까지 날아가 원정 응원한 일본팬을 외면한 처사”라는 등 싸늘한 반응이 많았다.

반면 국내 팬들은 “아사다 마오와 다른 정직한 선수”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따길 바란다” 등 지지하는 쪽이 우세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연아와 주니어 시절부터 경쟁해왔던 안도 미키의 관계가 동반자로 성장해가는 것으로 비쳐져 팬들에겐 또 다른 선물이 된 듯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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