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권오현(62)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위기의식을 갖고 올해를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뒤 사업 부문별 목표를 제시했다.

권 부회장은 6일 서신에서 “20년 전 세계화라는 격변기 속에서 삼성전자는 ‘신경영’을 선포하고 글로벌 시장에 과감히 도전해 글로벌 전자 업계의 선두 자리에 올랐다”면서 “올해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 때의 절박함과 도전 의식을 되새기며 초일류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의 도전정신을 발판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부문별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견실한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모바일 부문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외에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대화면 태블릿PC 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TV는 60형 이상 초고화질(UHD) 및 곡면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는 “부품, 세트, 서비스, 솔루션 등 다양한 가치사슬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생태계 구축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구글이나 애플 등이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흐름에서 삼성전자도 가전과 IT제품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29조원, 영업이익 37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보통주 주당 배당금은 1만4300원, 우선주는 1만435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초로 연간 점유율 3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4400만대(공급기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점유율 3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07년 4.7%에서 2011년 17.6%, 2012년 26.6%로 급격히 성장했다. 북미 시장은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애플의 홈그라운드라는 점에서 점유율 상승은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은 지난해 5070만대를 판매해 2012년보다 420만대 늘었지만 점유율은 36.3%로 2012년 37.6%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차는 2012년 11%포인트에서 지난해 4.7%포인트로 줄었다. 지금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북미시장에서 애플을 꺾고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