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주의보 내려진 최악의 빙질… 김연아에게 영향 없을까

[소치올림픽] 주의보 내려진 최악의 빙질… 김연아에게 영향 없을까

기사승인 2014-02-16 10:52:00
[쿠키 스포츠] 소치올림픽에 ‘얼음 주의보’가 내렸다. 최고의 실력을 뽐내야 할 선수들이 빙질이 좋지 않은 스케이트 경기장 곳곳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함께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오는 20, 21일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에게는 괜찮을까.

지난 15일(한국시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점프 후 착지를 하다 넘어지는 실수를 연발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선수들조차도
평소와 달리 자주 엉덩방아를 찧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101.45점으로 남자 싱글 사상 세계신기록을 세운 하뉴 유즈루(일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뉴는 쿼드러플 살코 점프와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어 큰 감점을 받았고, 3연속 컴비네이션 점프 역시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무척 아쉬웠다. 하뉴와 1위를 다투던 패트릭 챈(캐나다) 역시 이날 점프에서 평소답지 않은 실수를 연발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피겨스케이팅뿐만 아니라 쇼트트랙에서도 다른 대회에 달리 충돌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원래 쇼트트랙이 변수가 많은 종목이기는 하지만 두 경기 가운데 한 경기에서 선수들이 뒤엉켜 넘어지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는 실력 있는 상위권 선수들이 넘어진 사이 뒤에서 타던 하위권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박승희가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 500m에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딴 리지안루(중국)는 세계 랭킹조차 없는 선수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쇼트트랙 대표팀 사이에선 “넘어지지만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피겨와 쇼트트랙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런 이변은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의 좋지 않은 빙질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박승희는 빙질에 대해 “얼음이 너무 깊게 패여서 스케이트날이 잘 걸리기 때문에 선수들이 추월하다가 넘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원래 쇼트트랙은 약 4㎝의 얼음 두께에 딱딱해야 좋고, 피겨는 약 5㎝의 두께에 약간 무른 것이 좋다. 성격이 다른 두 종목을 한 경기장에서 하기 때문에 소치 조직위는 빠르게 빙판을 바꿔야 한다. 경기장 용도를 바꾸는데는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2006 토리노올림픽 때부터 예산을 줄이기 위해 두 종목을 한 경기장에서 치른 것이 일반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빠른 관리가 이뤄지지 못해 최적의 빙질을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쇼트트랙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열렸던 피겨 단체전의 경우 많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쳤다.

13~15일 연습 링크에서 훈련했던 김연아는 16일부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공식 훈련에 들어갔다. 연습 링크에서 첫 훈련을 한 후 김연아는 “그닥 좋아하는 빙질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한번도 넘어지지 않고 점프를 해냈다. 이번 대회 피겨 심판 13명 가운데 포함된 고성희 심판은 “김연아는 워낙 기본기가 튼튼하고 점프가 안정적인 만큼 경기장의 빙질에도 금방 적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치=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