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체육관 지붕 붕괴로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부자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우나리조트 운영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산정해 지분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이 회장 부자를 부당 지원했다는 게 증권업계 주장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이 마우나오션개발 지분가치를 높게 산정해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이 회장을 부당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글로텍은 2005년 합병한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 중 25.57%(76만 7045주)와 21.78%(65만 3410주)를 각각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에게 넘겼다. 이후 코오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의 행위 제한 규정에 의해 2012년 1월 코오롱글로텍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대부분을 지주회사인 코오롱에 팔았다. 하지만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을 코오롱에 처분할 때의 단가는 5년 전 이 명예회장과 이 회장에게 적용한 단가보다 1.7배 높게 책정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내부자 거래를 할 때 하는 방법”이라며 “가치를 평가하는 건 주관적이라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코오롱 측은 감정평가기관에서 가격 산정을 하기 때문에 처분 단가를 올릴 수 없다고 해명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마우나오션개발이 2008년까지 적자였다가 리조트 이용객 증가로 2009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이전보다 좋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마우나오션개발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마우나오션개발 계열사 매출 비중을 보면 2008∼2011년까지 30%대를 유지한 뒤 2012년 43%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회사를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적용대상 기업에 포함시킨 바 있다.

한편 코오롱그룹은 경기도 과천시 소재 본사 및 계열사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임직원들이 이번 사건 희생자들에 대해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