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삼성전자와 애플이 약 3년간 벌인 특허권 분쟁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3G(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관련한 표준특허 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26일 밝혔다.

쟁점은 2가지였다. 하나는 프랜드(FRAND) 원칙을 적용받는 표준특허에 근거해 삼성이 특허침해 소송을 걸 수 있느냐는 문제였다. 프랜드 원칙은 표준기술로 지정된 특허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차별없이 일정비용을 받고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표준특허에 공공재적 성격이 포함돼 있어 소송을 일정부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상대방이 특허 협상을 성실하게 하지 않거나 수수료 지급을 회피할 경우 금지청구를 허용하고 있다. 공정위는 삼성이 제안한 수수료율이 프랜드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금지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은 특허권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판단했다.

애플의 협상 태도도 문제였다. 공정위는 애플이 특허 실시허락을 받는 과정에서 삼성과 협상을 성실히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과 협상 중에 먼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 협상 분위기를 분쟁 국면으로 유도했고, 소송이 끝날 때까지 어떠한 수수료도 지불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중앙지법이 애플을 성실하게 협상하지 않은 자로 규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애플은 삼성의 표준특허 금지청구소송이 필수요소에 대한 접근을 거절한 행위라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이 부분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이 표준특허를 공개한 평균기간은 1년 7개월이어서 다른 기업에 비해 고의로 지연시켰다고 보기 어렵고, 특허를 은폐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봤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협상이 진행되던 2011년 4월 애플은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디자인권과 비표준특허 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도 같은달 애플이 3G 이동통신 기술 관련 4개 표준특허와 1개 비표준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애플은 삼성이 표준특허에 근거해 금지청구 소송을 한 것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2012년 4월 공정위에 신고했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