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왔다 축구천재” 홍명보 감독 믿음에 보답한 박주영

“돌아왔다 축구천재” 홍명보 감독 믿음에 보답한 박주영

기사승인 2014-03-06 22:27:00

[쿠키 스포츠] 순간적으로 빈 공간을 파고들어 날리는 감각적인 슈팅. 박주영(왓포드)은 역시 한국축구의 해결사였다. 돌아온 ‘축구천재’ 박주영의 골에 홍명보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의 결승골과 손흥민의 추가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수비에선 여전히 허점이 드러났다.

◇돌아온 해결사=홍 감독이 박주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전반 18분 박주영은 손흥민이 패스를 건네자 재빨리 페널티지역 왼쪽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 그대로 왼발 슈팅을 날려 그물을 흔들었다. 2011년 11월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맛본 자신의 A매치 골이었다.

박주영은 이 골로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했다. 홍 감독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홍 감독은 아스날에서 벤치만 지키고 있던 박주영이 왓포드 이적 후에도 활약이 없었지만 그를 발탁하는 도박을 감행했다. 만약 박주영이 골을 넣지 못했다면 홍 감독도 여론의 뭇매를 맞을 위기였다. 이 골이 박주영과 홍 감독을 모두 구한 셈이다.

‘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의 활약도 단연 돋보였다. 손흥민은 박주영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상대 수비와 골키퍼 사이에 정확히 볼을 패스해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다. 박주영의 골도 환상적이었지만 손흥민의 패스는 자로 잰 듯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손흥민은 이어 후반 10분 구자철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혀 각도가 나오기 힘든 위치였지만 손흥민은 바짝 다가서는 골키퍼를 피해 왼쪽 톱 코너와 골 포스트 사이로 정확히 차 넣었다. 이 골은 홍 감독 체제에서 넣은 자신의 4번째 골로, 대표팀 내 최다 기록이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청용은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등 폭넓고 기민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시작 7분만에 박주영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득점에 실패한 것은 아쉬웠다.

◇골대에 신세 진 수비=수비에선 골대가 한몫했다. 한국은 1-0으로 앞서 있던 전반 22분 카추라니스에게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허용했다. 카추라니스는 왼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받아 가벼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밖으로 나갔다. 전반 30분에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그리스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공을 사마라스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공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이어 파파도폴로스가 날린 오른발 슈팅도 또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페르난두 산투스(포르투갈) 그리스 감독은 “사실 골대를 맞춘게 들어갔더라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며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두 번째 골을 내주면서 결국 한국에 패했다”고 아쉬워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위기도 있었지만 실점하지 않은 게 큰 힘이 됐다”며 “중앙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진에 뚫린 것은 몇 차례 없었다. 어린 중앙 수비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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