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사면초가에 빠진 황창규 KT 회장이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다. 한 번 더 삐끗하면 미래가 없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2012년에 이어 사상 최대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KT에 대해 고객들은 본격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황 회장은 10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면서 비장한 각오를 요구했다. 반복된 잘못으로 회사를 망치는 일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문제를 알면서도 내버려 두는 관행적 태도, 보여주기식 업무추진, 임시방편 및 부서 이기주의로 인한 고객중심 사고 부족 등에 대해 살펴보라”면서 “우리의 태도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런 일들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하나만 더 잘못돼도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말만 하고 책임지지 않거나, 기획만 하고 실행은 나 몰라라 하거나, 관행이라는 이유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행동은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정보유출로 피해를 본 KT 고객들의 집단소송도 가시화되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KT 정보유출 집단소송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 2012년 정보유출 당시 집단소송을 진행했던 법무법인 평강의 최득신 변호사는 카페에 “KT 8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소송이 진행 중이고 카드3사 소송도 시작단계지만 이번 KT 120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외면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KT는 고객들이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현재까지 내놓지 못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고객에게 최대한 빨리 정보유출 사항을 알려드리기 위해 작업 중”이라면서도 “언제 확인이 가능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