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 박경완의 '아름다운 이별'

[타임아웃]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 박경완의 '아름다운 이별'

기사승인 2014-04-07 00:21:00
[쿠키 스포츠]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 박경완(42)이 그라운드와 아름다룬 이별을 했다.

지난 5일 한화와 SK의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 경기가 끝난 뒤 박경완(현 SK 퓨처스 감독)의 공식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이 열렸다. 지난해 10월 은퇴를 선언한 박 감독에게 SK가 마련해 준 무대였다.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오픈카를 타고 입장한 박경완은 기념사진 촬영 후 은퇴사를 낭독했다.

현역 시절 그의 등번호였던 26번에 대한 영구결번식도 가졌다. 외야 왼쪽에는 26번이 새겨진 야구공 모형의 조형물이 등장했다. 박 감독은 30년지기이자 입단 동기인 김원형 투수코치와 시구무대에 섰다. 김 코치가 공을 던지고, 박 감독이 받아 2루로 송구하는 이색적인 이벤트였다. 이어 투수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라 2010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승한 후 펼쳤던 ‘Last Cathcher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김광현을 비롯해 SK 선수들은 그를 헹가래치며 축하했다.

1루 단상에 오른 박경완은 “인천은 내게 제2의 고향이다. 팬이 없었다면 나도 없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은퇴식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도 팬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팬들 역시 “박경완!”을 연호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1991년 전주고 졸업 후 쌍방울에 입단한 그는 현대와 SK를 거치면서 5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SK 재임 시절 “우리 팀 전력의 반은 박경완”이라고 극찬할 만큼 그는 자타공인 최고의 포수였다. 빈틈 없는 블로킹과 투수 리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은퇴식에서 김광현은 박 감독에 대해 “SK의 모든 투수들에게 스승과 같은 존재”라고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타자로서도 그는 최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그는 23시즌 동안 204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9(5946타수 1480안타) 314홈런 995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포수 최다 홈런(314개), 포수 유일의 한 시즌 20홈런 20도루 달성, 역대 포수 최초 단일 시즌 40홈런 등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포수에서 이제 지도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박경완이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