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삼성전자가 14일 ‘반도체 백혈병 가족 측 제안에 대한 삼성전자 입장’을 내놨다. 사전 예고는 없었다. 삼성전자의 A4용지 한 장짜리 ‘입장’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내놓은 ‘삼성전자의 공식 사과, 제3의 중재기관을 통한 보상안 마련’ 제안서에 대한 답변 형식이다. ‘삼성전자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 이른 시일 내에 경영진이 공식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는 게 입장의 골자다.

2007년 3월 기흥반도체 공장 여성노동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이후 삼성전자 경영진은 공식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뒤에서 거액의 보상금으로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했다는 비판도 이 때문에 받아왔다. 이랬던 삼성전자는 왜 지금 이 시점에서, ‘파격’에 가까운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일까?

회사 입장을 낭독한 김준식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기자들에게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는 게 회사의 근본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심 의원 제안서를 11일 접수했고 3일 만에 반응을 보였다. 주말을 제외하면 제안을 받은 다음날 바로 답변을 한 셈이다.

김 부사장은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만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조사 결과도 발표하고 보상대책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며 나름의 노력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은 피해자 가족 측의 마음을 달래는 데는 부족했고 백혈병 산재 논란은 장장 7년간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는 여러 차례 접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월 황씨의 아버지 황상기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 한 번 사회공론화가 됐다. 여기에 진보진영의 유력 정치인인 심 의원이 적극 뛰어든 모양새가 된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뜻밖의 입장 발표는 여론을 적극 의식한 행보로 볼 수 있다. 백혈병 산업재해 논란을 방치할 수 없다고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후진국형 문제로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했을 법 하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는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삼성그룹 내 계열사 합병 및 개편 작업과 연관시켜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잇따른 계열사 구조조정을 놓고 3세 후계 구도 가시화 또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백혈병 산재 논란까지 떠안고 있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논리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여권도, 제1야당도 아닌 진보정당의 제안에 선뜻 ‘선물’을 주겠다고 한 배경도 관심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정치권과의 관계개선까지 염두에 뒀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경영진 중 누가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단 심 의원의 제안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경영진의 공식 사과와 함께 구체적인 보상안,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산재 논란 재발방지 대책 등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이메일로 이견을 조율하는 중이지만 협상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삼성전자가 내놓겠다는 공식 입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임세정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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