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티노는 24일 목동 롯데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결승타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0대 3 승리를 견인했다. 그동안 주로 7, 8번 등 하위 타선에 있던 로티노는 이날 테이블세터인 2번으로 처음 출장해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로티노는 24일까지 타율 0.375로 2위에 올라있다. 특히 지난 1주일간 타율은 5할(8타수 4안타)이나 된다.
로티노는 수비에서도 빛났다. 롯데는 0-2로 뒤진 2회초 만루 찬스에서 정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때 로티노가 3루에 정확히 송구해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만약 이 아웃카운트가 없었으면 롯데는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위기를 넘긴 넥센은 이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로티노의 활약은 이전에도 돋보였다. 로티노는 주로 좌익수를 보지만 밴 헤켄이 선발 등판하는 날에는 전담 포수로 안방을 지킨다. 지난 23일 롯데전에선 1루수로 등장했다. 팀이 필요하면 외야와 내야를 가리지 않는데다 국내에서 귀한 포수 포지션까지 척척 소화해내는 로티는 넥센의 ‘복덩이’다. 로티노는 “팀이 원하면 어떤 타순이든 어떤 포지션이든 상관없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 로티노는 다른 구단의 외국인 타자와 비교해 이름값이 많이 떨어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의문부호가 찍혔던 선수다. 메이저리그 출장은 통산 62경기에 그쳤고 마이너리그에서만 1140경기에 출장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165에 3홈런이 전부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홈런이 82개에 불과해 거포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는 일본 오릭스에 있었으나 1군에서는 37경기 출장에 불과했고 대부분 2군에서 시즌을 보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개막 직후 “로티노가 지난해 오릭스에서 주로 2군에 머물면서 타지에서의 2군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있다. 그래서 1군에서 주전으로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고 있고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티노는 시범경기에서부터 성실한 모습을 보이며 넥센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로티노는 다른 구단의 외국인 타자들처럼 홈런을 펑펑 쳐내지는 못하지만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팀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로티노가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