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미사일 秘史… 1962년 이후 13차례 핵무기 사용할 뻔했다

핵 미사일 秘史… 1962년 이후 13차례 핵무기 사용할 뻔했다

기사승인 2014-04-30 20:55:00
[쿠키 지구촌] 1995년 1월25일 노르웨이 과학자들은 스발바르 지역에서 북극광 연구를 위해 브란트12 로켓을 발사했다. 노르웨이 외무부도 관련 사실을 1994년 12월 러시아를 포함한 관련국에 통보했다. 로켓은 930마일(약 1496㎞)을 날아 러시아 근처 국경에 떨어질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런 노르웨이의 로켓 발사 소식이 러시아 조기경보기지국의 레이더 운용 병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이었다. 미국의 전략 미사일과 비슷한 모양인 브란트 로켓은 레이더 상으로는 최신예 잠수함 발사 핵탄도미사일인 트라이던트2와 유사한 모양으로 나타났다.

미사일이 러시아에 떨어질 경우 몇 개 도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특히 브란트 로켓의 발사 궤적은 러시아의 핵잠수함 기지가 있는 북부 콜라 반도쪽이었다.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은 즉각 핵 보복을 위해 최고 군사령관을 소집했다. 그리고 브란트 로켓의 궤적을 살펴보다 오해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

이보다 15년 앞선 1980년 6월3일 새벽 2시26분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윌리엄 오돔 장군으로부터 소련이 220발의 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발사했다는 긴급 전화를 받았다. 또 몇 분 뒤에는 발사된 미사일의 숫자가 220발이 아닌 2200발이라는 정정 보고까지 받았다. 한밤중의 긴급보고에 발칵 뒤집어진 백악관은 핵 보복을 논의할 만큼 긴박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소련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컴퓨터 칩이 오작동하며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1962년 이후 기계의 오작동이나 통신실패 등으로 인해 핵무기가 사용될 뻔한 적이 무려 13차례나 있었다고 가디언이 영국의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기계의 오작동을 알아차리고 실제 공격이 아니라고 도박을 한 차가운 이성을 가진 개인에 의해 재앙을 막을 수 있었다”면서도 “실수에 의한 핵무기 발사 위험성은 오히려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1981년 3월30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저격당했을 당시 핵무기 발사코드를 잃어버렸다면서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레이건 대통령의 피 묻은 바지에서 발사코드를 찾았다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카터 대통령은 핵무기 발사코드가 들어있던 셔츠를 그대로 드라이클리닝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1800개의 핵탄두를 현재도 5~15분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북한과 같은 제3국으로 핵무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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