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찰에 경고메시지?=사고는 오후 7시10분쯤 우루무치 남역 출입구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테러용의자가 남역 출입구에서 흉기로 행인을 공격하면서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이 숨지고 79명이 부상당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남역과 인근 버스 정류장 사이에 놓여있던 가방에서 처음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남역의 모든 기차운행이 중단됐으나 1시간 50여분 뒤인 오후 9시쯤 무장경찰의 유도아래 역출입이 재개됐다. 뤄푸융 신장위구르 자치구 당선전부 부부장은 “당국이 현지 상황을 완전히 통제했다”며 인명피해와 정확한 폭발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찰은 이번 사고를 “엄중한 폭력테러”로 규정했다. 다만 용의자가 누구인지, 체포했는지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이 이 역을 이용했는지도 전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독일에 있는 망명 위구르인 단체를 인용해 사고 직후 100명이 넘는 위구르인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국가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4일 동안 이 지역을 현장 시찰한 시 주석은 1일 “극악한 테러공격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의 이 지역 방문 마지막 날을 노려 사건이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분리·독립 세력이 시 주석을 직접 노리기보다는 당국을 겨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빛 바랜 치안 챙기기=외신들은 시 주석이 권력을 잡은 뒤 처음으로 신장위구르 지역을 현장 방문하는 기간에 폭발사고가 발생해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 25일 중국판 ‘국가안보회의(NSC)’인 국가안전위원회 1차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치안·안보 챙기기 행보로 이곳을 선택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시 주석은 27∼28일에는 신장에서도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히는 카스에 있는 모 무장경찰대대 산하 특별근무요원 중대와 공안국 산하 파출소를 찾아 강도 높은 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신경보는 30일자 사설에서 시 주석의 신장방문을 ‘남강여행(南疆之行)’이라고 표현하며 “시 주석이 ‘반(反)테러 최전방’을 찾은 것은 직면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는 박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장지역에서 불안감이 다시 확인되면서 치안챙기기 행보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분리·독립 세력이 중국의 계속된 강경탄압에 맞서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