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전KDN의 감사 자리에 여권의 정치인이 선임됐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공무원이 퇴직 후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대한 ‘관피아’(관료+마피아)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단행된 인사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 KDN는 2일 서울 서초구 효령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문상옥 새누리당 광주 남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신임 감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문 신임 감사는 한나라당 부대변인,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광주시연합회장을 거쳤다. 2008년에는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고 이듬해 3월부터 3년 간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상임감사를 지냈다.

문 감사 선임은 기획재정부가 지난 2월 낙하산 근절을 위해 내놓은 자격요건을 위배하는 일이다. 기재부는 “호주와 그리스는 5년 이상 관련 업무경력 등 계량화된 기준을 보유한다”며 이를 준용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더욱이 관료가 퇴임 후 일자리 확보 목적으로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행태가 세월호 참사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뤄진 인사여서 강한 비난이 예상된다. 한전KDN 관계자는 “문 감사가 경영학을 전공한데다 감사 업무 경험이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