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일 볼쇼이 아이스쇼 출연차 서울에 온 일본 피겨스타 안도 미키(27)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슬픔에 빠진 한국 국민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안도는 최근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1000달러(약 104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안도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9살 때 아버지를 사고로 여의었다. 아침까지 함께 마주보고 웃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정말 큰 충격을 받았었다. 세월호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분들도 그런 심정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도는 최근 아이스쇼 공연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피겨여왕’ 김연아(24)에 대해서도 따뜻하게 격려했다. 안도는 “김연아는 세계적으로 휼륭한 스케이터였다. 김연아에게는 나에게 없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빠르면서 부드러운 점프, 음악과 하나가 되는 표현력은 최고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지난해 크로아티아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가 김연아와 함께한 마지막 시합이었는데, 둘다 은퇴를 앞두고 치렀던 무대여서 뜻깊었다”면서 “은퇴한 김연아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 앞으로도 또 다른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도는 “김연아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남자 친구와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은메달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질문에 안도는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안도는 “소치올림픽 판정 논란에 대해선 선수로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판정을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림픽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에서도 많다. 다만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연기는 실수 하나 없고 아름다웠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은 최고였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안도는 지난해 4월 미혼모의 몸으로 비밀리에 딸을 출산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피겨에 대한 열정으로 복귀를 선언한 뒤 소치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아이스링크에 다시 섰다. 비록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스케이트화를 다시 신었다”는 안도의 모습에 일본 국민들은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딸 이야기가 나오자 안도는 미소를 지으며 “사랑하는 딸을 낳은 뒤 아이스링크에서 계속 설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만약 딸이 커서 스케이터가 되고 싶다면 분명히 기쁜 마음으로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도는 향후 계획에 대해 “스케이트는 내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면서 “그동안 선수로서 충실하게 해왔다고 자부하며 앞으로는 코치가 되어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