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교통사고와 관련해 현대자동차의 제조결함을 인정하고 2억4000만달러(2470억여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라고 평결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언론은 미국 몬태나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이 13일(현지시간) 이 같이 평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평결은 2011년 7월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사고와 관련된 것이다. 당시 트레버 올슨(19세)과 사촌인 태너 올슨(14세)은 현대차의 티뷰론을 운전하다 맞은 편 차량과 충돌해 사망했다. 맞은편 차량 탑승자 포함 모두 3명이 사망했다. 유족들은 사고 이후 현대차의 제조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차 변호인단은 자동차에서 불꽃놀이용 화약이 폭발한 흔적이 있는 점 등을 들어 “사고 직전 차 안에서 불꽃놀이 화약이 터지는 바람에 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이 불꽃놀이를 많이 하는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을 앞두고 있었고, 화약 구매 영수증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배심원단은 평결에서 “2005년형 티뷰론의 조향너클(Steering Knuckle) 부위가 부러지는 바람에 자동차의 방향이 뒤틀리면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 편에서 오던 차를 들이받은 것”이라는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부품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사용됐으며 다른 자동차에서도 결함이 발견된 적이 있다.

배심원단은 징벌적 손해배상에 따라 2억4000만달러를 배상하도록 하고 사망자들의 부모와 형제 등에게도 8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이번 평결이 향후 판결 등에서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몬태나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상한선을 1000만달러로 정해 다른 지방법원 판사가 이에 대한 이의제기를 한 상태다.

현대차 측은 평결이 확정되면 즉각 항소할 방침이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배심원들이 법원의 잘못된 결정에 따라 증거에 대한 시각이 왜곡됐다”며 반발했다. 해당 손해배상 금액은 현대차가 이제까지 받은 손해배상 금액 중 최대 액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