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신입 뽑으면서 경력은 왜 묻지”… SNL ‘면접전쟁’ 통쾌 속 씁쓸

[친절한 쿡기자] “신입 뽑으면서 경력은 왜 묻지”… SNL ‘면접전쟁’ 통쾌 속 씁쓸

기사승인 2014-10-05 16:52:55
tvN SNL코리아5 ‘면접전쟁’ 방송 캡처

tvN SNL코리아5 ‘면접전쟁’ 방송 캡처

취업준비생들의 설움이 반영된 걸까요. 4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5’의 ‘SNL오피스-면접전쟁’ 코너가 인터넷에서 단연 화제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처한 상황을 코믹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면접전쟁은 가상의 기업 ‘성진항공’의 공개채용 최종 면접 과정을 보여줍니다. 1차 서류, 2차 필기, 3차 실무진 면접, 4차 영어 면접을 통과한 출연진 정상훈과 권혁수는 토익 만점은 기본, 영어, 중국어, 아랍어를 넘나드는 외국어 구사능력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제과제빵, 스킨스쿠버, 보일러 시공 등 각종 자격증에 인도 대륙 북쪽에 있는 히말라야에 봉사활동까지 다녀왔네요.

두 사람은 면접관의 마음에 드려 부단히 애씁니다. 정상훈은 “성진항공에 충성을 다 하겠다”라거나 “노예처럼 일하다 죽겠다”고 외쳤고, 권혁수는 “노조에 절대 가입하지 않겠다”는 말로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반면 떨어진 지원자로 등장한 유병재와 한재석은 지나치게 솔직했습니다. 유병재는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나”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만만해서요”라고 답한 뒤 “우린 경력직을 뽑는다”라는 말에 욕설을 섞어가며 “무슨 다 경력직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라고 반박합니다. 또 한재석은 “나를 당황시켜보게”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손가락 욕을 합니다. 제작진이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거칠게 묘사한 것 같네요. 그러나 네티즌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웬일일까요. 두 사람 모두 불합격 문자를 받았습니다. 최종 합격자는 다름 아닌 성진항공 사장의 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SNL은 기업의 채용 문화를 가벼운 듯 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풍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놓고도 경쟁합니다. 가게 주인 김민교는 대충 아무나 뽑으려고 시늉을 하며 치열한 취업전쟁을 비꼬는 동시에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통쾌함도 잠시, 취업준비생들은 씁쓸합니다. 이들은 “시원하긴 한데 현실이라서 슬프다” “나는 언제 경력을 쌓나” “웃프다(웃긴데 슬프다)는 게 이런 것” “경력 있는 신입을 뽑으려는 것도 돈 때문이잖아”라고 감정을 표출했습니다. “커피는 서울대가 타고 복사는 하버드대가 해야 ‘노 스트레스’일 수도 있지, 왜 면접관 기를 죽이고 그래요”라는 웃긴 댓글도 있네요.

일부 네티즌들이 면접관에게 무시당한 기억을 떠올리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언급됐습니다. 어느 취업준비생이 인신공격에 가까웠던 압박 면접장을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분명히 알아두세요. 문을 나서는 순간 나는 당신들의 고객입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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