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속 보이는 ‘허니OOO’ 스낵 전쟁

[봉기자의 호시탐탐] 속 보이는 ‘허니OOO’ 스낵 전쟁

기사승인 2015-01-21 10:06:55

지난해 10월부터 스낵시장에 돌풍을 몰고 왔던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 보입니다.

미투상품 의심(?)을 받은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칩이 출시 한 달 만에 허니버터칩의 위상을 바짝 쫓아 왔기 때문이지요.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칩을 출시 전 이미 1년 전부터 연구해온 제품이라고 허니버터칩의 미투상품이라는 논란에 대응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시장 판단은 맛과 포장, 이름 등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과 여러모로 닮았다고 평가했지요. 1년 전부터 연구해왔다는 농심의 해명이 무색하게도 말이지요.

이유는 식품공룡 롯데처럼 좀 팔린다고 하면 바로 미투상품을 출시함으로써 동시이익을 본 사례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시장 반응이 남다르면, 곧 바로 동종업계 경쟁사에서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곤 합니다. 이런 면에서 농심이 아무리 1년 전부터 연구해왔다고 해도, 미투상품임을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시장으로부터 미투상품 평가를 받았던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칩’이 출시 한 달 만에 360만개를 판매하면서 월간 판매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고 합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의 경우 지난해 8월 1일 출시돼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린 것은 9월부터였습니다. 이후 석 달 만에 매출은 100억원을 찍은 반면, 농심은 한 달 만에 거의 80억원의 매출을 찍었습니다. 한 달 만에 거의 세 달의 실적을 냈으니, 허니버터칩을 앞섰다고 할 수밖에요.

아마도 식품업체들이 미투상품을 출시하는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일 겁니다. 잘 팔리는 제품을 따라서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니 농심처럼 기존에 잘 나갔던 제품보다 더 잘 나가기 때문입니다.

따라한 업체 입장에선 체면을 구기는 면도 없지 않은데요. 시장에 미투상품이 판치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굳이 체면치레할 필요 없다는 겁니다. 뻔뻔해도 상관없다는 거지요. 다른 회사들도 짝퉁 혹은 미투상품을 자고 일어나면 찍어 내니까요.

다행히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안정적으로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물량 공급이 달려, 온갖 의혹을 낳기도 했지요. 웃돈까지 줘가며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도 있었지요. 그 통에 해태제과 영업사원이 허니버터칩을 빼돌려 회사가 조사에 나서는 웃지 못 할 상황도 있었지요.

이미 학습한 효과일까요? 농심은 사전에 물량 공급이 달리는 문제로 일어날 수 있는 논란을 차단한 듯 보이네요.

여튼 식품업체들의 스낵전쟁 갈수록 흥미진진해 집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도 명절을 전후로 분명 ‘허니OOO’ 이라는 제품을 출시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속 보이는 식품업계의 미투상품 전쟁의 연속입니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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