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자의 호갱탈출] “고어텍스도 ‘빵꾸’나면 물이 샙니다”

[난 기자의 호갱탈출] “고어텍스도 ‘빵꾸’나면 물이 샙니다”

기사승인 2015-01-21 11:58:55

지난 9일 한 소비자가 K2에서 구입한 고어텍스 소재 등산화가 구입 1년여 만에 방수가 되지 않는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해 기사가 났습니다. 그 소비자는 26만원이나 주고 산 신발이 14개월 만에 물이 샌다고 분개했습니다.

하지만 고어텍스의 방수기능은 없어지지 않는, 반영구적인 기능입니다. 물방울 크기보다 작은 구멍이 난 멤브레인이기 때문에 물이 들어갈 수가 없지요. 또 고어사는 고어텍스 제품이 사용 목적에 맞는 내구성, 방수성, 방풍성, 투습성을 갖춘 제품임을 보증하는 ‘소비자 만족 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로 품질 관리가 엄격합니다.

K2 측에 문의해보니 “신발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잦은 마찰로 신발내부 고어텍스가 마모돼 물이 샜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자주 오랜 산행을 해서 양말에 구멍이 나듯, 왼발 엄지발가락이 닿는 내부가 닳아서 고어텍스에 손상이 간 거지요.

그래도 그렇지, 보통 두꺼운 등산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을 텐데 14개월 만에 닳을 수도 있나하는 의구심이 들었지요. 그런데 이 소비자는 이미 등산화 밑창이 닳아 유료로 밑창갈이를 한 번 했다고 하네요. 신발 밑창을 갈 정도로 열심히 산행을 했다니 내부가 닳을 만도 하다 싶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의 항의에 K2 본사 직원이 “방수가 안 되면 등산화를 맑은 날에만 신으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K2측은 “고어텍스 기능은 사용자의 사용패턴이나 관리 수준에 따라 지속성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방수를 위해 심실링 테이프를 붙일 수는 있지만 심실링 테이프는 투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땀이 차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안내했다네요. 이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이 있으니 이런 경우는 ‘서브 등산화로 활용해 맑은 날에 신으시라’는 의미였는데 뜻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고객응대가 다소 미숙했던 것을 인정했습니다.

고어코리아 측에서도 “제품을 받아봐서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고어텍스가 마찰로 손상이 됐다면 브랜드에서 말한 정도로 수선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고어코리아는 고어텍스 제품의 경우 브랜드 사에서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 해 저희 쪽에 문의를 한다면 제품을 확인 후 대책을 제시해드리긴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어텍스 소재 등산화는 평소 발톱 손질을 단정히 하고 되도록 산행 후 신발에 들어간 모래나 낙엽 등을 털어내야 고어텍스 멤브레인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내 발의 보호가 1차적인 목적이지만 신발 내부 마모를 줄이기 위해 두툼한 등산양말도 챙기시고요.

1년이 조금 지난 등산화에 물이 새니 소비자야 억울하긴 하겠지만 신발 밑창이나 발가락 부분이 닳도록 열심히 산행을 하셨다면 신발값 26만원보다 더 큰 ‘건강’이라는 이익을 보셨으리라 싶습니다. 고어텍스도 ‘빵꾸’가 나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지요.

김 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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