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어느 홍보회사의 어설픈 ‘호두’ 홍보

[봉기자의 호시탐탐] 어느 홍보회사의 어설픈 ‘호두’ 홍보

기사승인 2015-01-22 11:08:55

견과류가 치매 등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요?

그런데 이미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호두를 많이 먹으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하나마나(?)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 대(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 대학 (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의 레노르 아랍(Dr. Lenore Arab) 교수가 진행한 연구 결과인데요.

그에 따르면, 호두를 섭취한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력, 집중력, 정보 처리 속도 등의 인지 기능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연구가 미국 국민건강 영양조사의 모든 인지 기능 관련 데이터를 포함시킨 유일한 연구라고도 밝혔습니다. 연구도 했고 그간의 데이터를 토대로 결과를 도출했다는 얘깁니다.

특히 연령, 성별, 인종에 상관없이 평소 호두를 섭취한 사람은 단순반응속도 시험 등과 같은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 호두를 전혀 섭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유의미하게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실험집단의 실험기간 등이 나오지 않아 연구 자체가 부실해보입니다. 단지 이번 연구 결과가 호두의 신경보호작용을 입증한 기존의 다양한 동물 실험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내세워 연구의 신빙성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지요. 그러면서 인지 능력 향상을 위해 매일 한줌(13 그램 이하)의 호두를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네요.

무슨 이런 연구결과가 다 있습니까? 구체적인 연구실험 기간과 실험군도 밝히지 않고 단순히 다른 연구와 비슷하니, 호두를 많이 먹어라?

그래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저 짜깁기 식 논문에 불과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이 논문을 내는 데 캘리포니아 호두협회의 후원을 하기도 했고요. 이 협회를 홍보하는 회사는 웨버샌드윅이라는 외국계 회사입니다.

자료만 봐서는 한국사람들은 상당히 무시하는 느낌이 큰데요. 대충 둘러대면 그럴싸해 보이겠지만 면면을 뜯어 살펴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는 연구 결과입니다. 호두가 몸에 좋지요. 누가 모르나요?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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