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호시탐탐] ‘허니OOO’ 스낵 전쟁, ‘봉이 김선달’과 오비맥주, 어설픈 ‘호두’ 홍보

[금주의 호시탐탐] ‘허니OOO’ 스낵 전쟁, ‘봉이 김선달’과 오비맥주, 어설픈 ‘호두’ 홍보

기사승인 2015-01-24 07:43:55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스낵시장에 돌풍을 몰고 왔던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 보입니다.

미투상품 의심(?)을 받은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칩이 출시 한 달 만에 허니버터칩의 위상을 바짝 쫓아 왔기 때문이지요.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칩을 출시 전 이미 1년 전부터 연구해온 제품이라고 허니버터칩의 미투상품이라는 논란에 대응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시장 판단은 맛과 포장, 이름 등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과 여러모로 닮았다고 평가했지요. 1년 전부터 연구해왔다는 농심의 해명이 무색하게도 말이지요.

이유는 식품공룡 롯데처럼 좀 팔린다고 하면 바로 미투상품을 출시함으로써 동시이익을 본 사례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시장 반응이 남다르면, 곧 바로 동종업계 경쟁사에서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곤 합니다. 이런 면에서 농심이 아무리 1년 전부터 연구해왔다고 해도, 미투상품임을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시장으로부터 미투상품 평가를 받았던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칩’이 출시 한 달 만에 360만개를 판매하면서 월간 판매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고 합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의 경우 지난해 8월 1일 출시돼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린 것은 9월부터였습니다. 이후 석 달 만에 매출은 100억원을 찍은 반면, 농심은 한 달 만에 거의 80억원의 매출을 찍었습니다. 한 달 만에 거의 세 달의 실적을 냈으니, 허니버터칩을 앞섰다고 할 수밖에요.

아마도 식품업체들이 미투상품을 출시하는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일 겁니다. 잘 팔리는 제품을 따라서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니 농심처럼 기존에 잘 나갔던 제품보다 더 잘 나가기 때문입니다.

따라한 업체 입장에선 체면을 구기는 면도 없지 않은데요. 시장에 미투상품이 판치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굳이 체면치레할 필요 없다는 겁니다. 뻔뻔해도 상관없다는 거지요. 다른 회사들도 짝퉁 혹은 미투상품을 자고 일어나면 찍어 내니까요.

다행히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안정적으로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물량 공급이 달려, 온갖 의혹을 낳기도 했지요. 웃돈까지 줘가며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도 있었지요. 그 통에 해태제과 영업사원이 허니버터칩을 빼돌려 회사가 조사에 나서는 웃지 못 할 상황도 있었지요.

이미 학습한 효과일까요? 농심은 사전에 물량 공급이 달리는 문제로 일어날 수 있는 논란을 차단한 듯 보이네요.

여튼 식품업체들의 스낵전쟁 갈수록 흥미진진해 집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도 명절을 전후로 분명 ‘허니OOO’ 이라는 제품을 출시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속 보이는 식품업계의 미투상품 전쟁의 연속입니다.



‘봉이 김선달’과 오비맥주


봉이 김선달은 조선 후기의 풍자적인 인물에 관한 설화입니다. 이 설화는 재사(才士) 김선달이 자신의 경륜을 펼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차별정책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자, 양반 상인 종교인 등을 기지로 골탕먹이는 등의 여러 일화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닭을 ‘봉(鳳)’이라고 속여 이득을 봤다 해서 봉이 김선달이라고 불리게 됐고,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이야기도 유명하지요. 그래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희대의 사기꾼을 일컫어 ‘봉이 김선달’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사람도 아닌 한 유명 주류회사가 봉이 김선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19일 경기도의회 한 도의원의 주장 때문입니다. 이미 보도가 된바와 같이 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의원은 오비맥주가 남한강 물을 취수해 36년간 맥주를 만들면서도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습니다.

내용인즉, 오비맥주는 하천점용 허가 및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아 1979년부터 이천공장에서 18㎞ 떨어진 여주 남한강 물을 끌어와 맥주 제조에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비맥주가 수십년 사용해온 물값은 지난해 취수량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하천수사용료는 허가량 기준으로 한해 6억4000만원, 사용량 기준 2억20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1979년이니까, 꼬박 36년이면 허가량 기준으로 봤을 때는 230억원이 넘고, 사용량 기준으로는 79억원의 물 값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오비맥주 측에선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오비맥주이천공장의 경우 과거 충주댐 건설(1986년) 이전에 취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료 면제를 받아왔고, 이후에도 그 지역 식수관리 및 시설관리에 해마다 십수억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투입해 지역에 공헌한 면도 많다는 겁니다. 또 고의성이 없다는 면에서 너무 한쪽 입장만 들어 문제시 말아달라는 겁니다.

오비맥주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물을 끌어다 쓴 맥주회사 입장에선 아무리 그 지역 발전에 공헌을 했어도 물 값을 내지 않아도 될까? 하는 생각 정도는 해봤을 텐데, 아쉽네요.

오비맥주 측에선 공공 상수도가 모자라, 시설투자를 해서 전용상수도를 사용한 것이 ‘공짜’ 물로 비쳐질 우려가 있습니다. 또 인재(人災) 때문이라면 할말이 없지요. 공무원들이 징수를 잘못한 거니까요. 그렇다고 36년간 사용한 물 값을 납부하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이번 논란으로 봉이 김선달에 대해 연구해놓은 논문을 뒤적거려봤더니,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알려진 것처럼 아주 나쁜 분은 아니더군요. 봉이 김선달은 조선시대 당시 술과 풍류를 즐길 줄 아는 건달이었다고 합니다. 돈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하고요. 대동강물을 팔아 모은 돈도 대부분 서민들에게 나눠줬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꾀를 내어 사기를 쳤지만, 사람들에게 사기친 돈을 나눠줌으로써 도의적인 책임을 진 것입니다. 물론 정확하진 않습니다만.(설화에 대한 연구임을 감안해주세요^^)

오비맥주가 그 지역의 공헌에 힘써 물 값을 변제 받았을지라도, 그로 인해 이익을 본만큼 의리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도의적 책임을 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어느 홍보회사의 어설픈 ‘호두’ 홍보


견과류가 치매 등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요?

그런데 이미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호두를 많이 먹으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하나마나(?)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 대(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 대학 (David Geffen School of Medicine)의 레노르 아랍(Dr. Lenore Arab) 교수가 진행한 연구 결과인데요.

그에 따르면, 호두를 섭취한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력, 집중력, 정보 처리 속도 등의 인지 기능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연구가 미국 국민건강 영양조사의 모든 인지 기능 관련 데이터를 포함시킨 유일한 연구라고도 밝혔습니다. 연구도 했고 그간의 데이터를 토대로 결과를 도출했다는 얘깁니다.

특히 연령, 성별, 인종에 상관없이 평소 호두를 섭취한 사람은 단순반응속도 시험 등과 같은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 호두를 전혀 섭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유의미하게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실험집단의 실험기간 등이 나오지 않아 연구 자체가 부실해보입니다. 단지 이번 연구 결과가 호두의 신경보호작용을 입증한 기존의 다양한 동물 실험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내세워 연구의 신빙성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지요. 그러면서 인지 능력 향상을 위해 매일 한줌(13 그램 이하)의 호두를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네요.

무슨 이런 연구결과가 다 있습니까? 구체적인 연구실험 기간과 실험군도 밝히지 않고 단순히 다른 연구와 비슷하니, 호두를 많이 먹어라?

그래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저 짜깁기 식 논문에 불과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이 논문을 내는 데 캘리포니아 호두협회의 후원을 하기도 했고요. 이 협회를 홍보하는 회사는 웨버샌드윅이라는 외국계 회사입니다.

자료만 봐서는 한국사람들은 상당히 무시하는 느낌이 큰데요. 대충 둘러대면 그럴싸해 보이겠지만 면면을 뜯어 살펴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는 연구 결과입니다. 호두가 몸에 좋지요. 누가 모르나요?



공무원들의 대기업 취업 허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부 인사혁신처가 행정자치부·법무부와 공동으로 '국가혁신'을 위한 청와대 새해 업무보고에서 공직에 경제단체와 중소기업 등 민간 출신 인사 기용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반면에 공무원들도 대기업 근무를 허용하는 혁신안을 내놨습니다.

안으로는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밖으로는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이번 혁신안의 명분입니다. 혁신안에 따르면 공무원이 휴직 후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에 들어가도 된다며 허울도 좋게 문호를 크게 넓힌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정부가 민간기관의 기술자들을 채용해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에 취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혁신안에서는 단서를 하나 달긴 했네요. 민관유착 방지를 위해 보수는 공무원 시절의 최대 1.3배로 제한한다고. 그런데 이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기업의 비리만 더 키울 수 있다는 부작용은 생각해보지 않으셨나요? 부작용도 고려 안 한 게 혁신안 맞습니까?

한때 대기업을 담당했던 공무원이라면 분명 대기업으로부터 제안이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100% 이직을 하게 됩니다. 여러 산업군의 홍보이사 혹은 사외이사 사례만봐도 그간 수없이 많은 비슷한 일들이 있어 왔기 때문이지요. 구체적으로 식음료 업체 사례만 들어도 두세개는 걸립니다. 업체들만 골치 아플테니, 일단은 넘어가기로 합니다. 혁신안이 문제지 그간 그렇게 해왔던 업체가 잘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급여를 1.3배로 제한한다고요? 대기업에서 급여 왜에 또 다른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십니까?

그간 봐온 사례를 종합해봤을 때, 그런 1.3배 같은 제한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별도 성과급을 본인만 알게 챙겨주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민관유착을 방지하기 위한다는 단서가 고작 1.3배 이상 급여 제한인가요? 이미 뻔한 일을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것도 아니고 해도 너무 합니다.

약간 흥분한 봉기자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공무원들의 대기업 취업 허용,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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