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케이티앤지 너 부당한 방법으로 1위 한거였니?” 고속도로 휴게소 편의점에…

[봉기자의 호시탐탐] “케이티앤지 너 부당한 방법으로 1위 한거였니?” 고속도로 휴게소 편의점에…

기사승인 2015-02-16 15:46:55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담배 업체 1위 케이티앤지가 경쟁사 제품의 진열과 판매를 부당하게 제한해 공정위로부터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생겼습니다.

불공정행위는 고속도로에서 일어났습니다. 왜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케이티앤지 담배만 파는 것 일까하는 의심이 이번 조사의 불씨가 된 듯 합니다. 물론 다른 담배도 팔지요. 하지만 유난히 휴게소 편의점에 가면 다양한 담배 제품보다 케이티앤지의 담배가 많지요. 이게 다 케이티앤지가 경쟁사제품을 소비자들 눈에 덜 띄게 하기 위해 8대 편의점가맹본부와 불공정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불공정 계약은 편의점내 카운터 뒤편의 담배 진열장 내 케이티앤지 제품을 전체의 60~75% 이상 채우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이렇게 해주는 조건으로 케이티앤지는 고속도로 휴게소, 관공서·대학·군부대·리조트 등의 구내매점(소위'폐쇄형 유통채널')을 운영하는 업체들과 이면계약을 체결해 부당 이익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부당 이익 사례로는 자기 제품만 취급하는 대가로 공급가 할인, 콘도계좌 구입, 현금지원, 물품지원(휴지통, 파라솔, TV)등입니다. 이외에도 케이티앤지는 대형할인마트, 대형슈퍼마켓 등에게 자기 제품만 취급하는지 여부에 따라 할인율을 차별하는 등 이익을 제공했고
경쟁사업자의 제품 판매를 일정 기준시점보다 감축할 때 마다 갑당 250원~1000원의 정액보상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필립모리스나 BAT코리아 등 경쟁사들은 억울하겠지요. 그러나 경쟁사들은 그간 불공정행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눈치입니다. 그러나 불공정 행위를 알고 있었어도, 근거가 없어 별 수 없었을 겁니다. 사실 BAT코리아의 경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할 때 가격으로 얼마나 장난질을 쳤습니까? ‘도 긴 개 긴’이라는 얘깁니다. 그래서 진흙탕 경쟁도 불사하는 것이지요.

현재 담배시장은 2001년 ㈜케이티앤지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제조독점권 폐지 후
한국필립모리스(주)(PMK),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주)(BAT), 제이티인터내서널코리아(주)(JTI)가 진입해 총 4개 사업자만 활동하는 과점시장입니다.

케이티앤지는 담배시장(2013년말 기준 3.9조원 규모)에서 1위 사업자(점유율 61.7%, 매출 2.5조)로 그간 지속적 감소추세를 보이던 시장점유율이 2010년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습니다.

케이티앤지는 금번 공정위의 결정에 항소할 뜻이 없어 보입니다. 인정한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해명자료를 통해 “공정위의 처분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는 바이며, 이미 시정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임직원들에 대한 공정거래 교육을 강화하고 준법의식을 고취시키는 등 불공정거래행위 등의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선의 노력을 어떻게 다하는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그간 관행처럼 뿌리 깊게 진행돼오던 비리가 한 순간에 없어지지는 않을 테니까요. 또 케이티앤지 측에선 매를 든 감시당국이 무서워 일단 겉으로 해명을 하고 보자는 식이면 하나마나한 해명을 했을 수도 있어요. 담배 업체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이니까 말이지요.

때문에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담배회사들의 불공정행위는 더욱더 교묘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한번 걸린 그물에 두 번 걸리지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공정한 거래의 감시를 더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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