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었어?] 갓세븐·종현·씨엔블루… 9월 중하순 가요계 어땠나

[어떻게 들었어?] 갓세븐·종현·씨엔블루… 9월 중하순 가요계 어땠나

기사승인 2015-09-30 14:38:55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하루에도 몇 십 개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 중 화제가 되는 앨범들을 듣고 리뷰해 본다. 가을을 맞아 다채로운 앨범들이 메운 9월 하순의 주인공은 갓세븐(GOT7)·샤이니 종현·씨엔블루다.


갓세븐 ‘매드(MAD)’ 2015.9.29 발매 : 속된 말로 ‘인생곡’이라는 말이 있다. 그룹들을 뜨게 하는 결정적인 좋은 곡을 그렇게 부르는데, 갓세븐의 타이틀곡 ‘매드’는 티저 영상에서 걸었던 사활로 하여금 청중들에게 ‘아, 갓세븐이 인생곡을 들고 나왔구나’하는 느낌을 줬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인생곡’은 간 데 없다.

익히 아는 스타 작곡팀 블랙아이드필승이 만들었으나 박진영의 향기가 진하게 난다. 그래도 귀여운 ‘넥스트 도어 보이(Next Door Boy)’의 이미지에서 어두운 쪽으로 이미지 변신은 성공한 듯 하다. 다만 변신은 성공적이나 곡이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은 안타깝다. 블랙아이드필승은 틴탑·장현승 등 수많은 남자 아이돌 그룹의 타이틀곡을 내놔왔지만 유독 남자 그룹 쪽에서는 실력 발휘가 어려운 듯 하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타이틀은 어둡지만 다른 트랙들은 여전히 ‘딱 좋아’ ‘에이(A)’때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좀 더 콘셉트에 맞춰 색 조절이 됐다면 갓세븐의 변신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을 거라는 안타까움이 든다.

2PM 이후 이렇다 할 남자 그룹이 없는 JYP에서 갓세븐은 이제 슬슬 조급한 마음을 가져야 할 듯 하다. 신인그룹인 데이6는 장르적 특징이 확고하지만 갓세븐은 자리매김을 위한 변신을 거듭한 나머지 이렇다 할 그룹 색이 없는 것이 큰 약점이다. 원더걸스가 원더걸스밖에 못 하는 것을 하듯, 갓세븐도 자신들만의 색을 빠르게 찾는 것이 관건이다.


샤이니 종현 ‘소품집’ 2015.9.17 발매 : ‘진짜 잘 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종현의 음악적 재능이야 알음알음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갈수록 더 잘 한다는 것이 종현의 대단한 점이다. 노래를 잘 하는 아이돌은 많다. 그러나 음악을 스스로 다루게 되며 자신의 목소리를 이렇게까지 잘 활용하는 인재는 몇 없을 것이다. 곡 분위기에 따라 톤을 다양하게 바꾸는 것이 훌륭하다.

흔히 아이돌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진 앨범은 기대치를 낮추고 듣게 되지만 종현의 앨범은 빠지는 곡 하나 없이 고르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본인이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이 넓으니 그만큼 멜로디 또한 자유롭고 큰 스펙트럼을 가진다. 댄스 그룹인 샤이니를 8년째 해온 덕일까, 본래 가지고 있는 리듬감에 더해 템포가 빠른 곡에선 치고 빠지는 ‘밀당’마저 귀신 같다. 본인이 부를 노래를 본인이 작사·작곡하니 가사와 멜로디가 따로 노는 일도 없다. 8년차에야 이런 솔로가 나왔다는 것은 종현의 팬들에겐 복일까 아쉬운 점일까? 앨범 하나로 ‘믿고 듣는’ 타이틀을 얻기도 쉽지 않다.


씨엔블루 ‘2Gether’ 2015.9.14 발매 : 이전에 비해 세련된 타이틀곡 ‘신데렐라’는 구성과 멜로디, 편곡까지 전부 쉽고 신이 난다. 대중성만큼은 확실하게 잡았다고 장담할 수 있는 곡이고, 1년 6개월의 공백 끝에 이 곡을 타이틀로 내놓은 씨엔블루의 자신감 또한 읽힌다. 그러나 이 곡이 록 밴드가 할 곡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여느 아이돌 앨범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록 기반 사운드 팝곡이기에 안타깝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앨범 전체를 멤버들이 전부 만들었다는 것은 아이돌로서는 기특한 점이지만 밴드로서는 평이한 일이기에 칭찬하기도 마뜩찮다. 앨범에 노골적으로 악기 녹음을 하지 않은 곡도 있어서 씨엔블루의 밴드로서의 정체성 논란은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밴드 여부를 논외로 하고 얘기하자면 적당히 흥겹고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 31)이 열흘마다 갱신되는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쿠키영상] 헤어진 지 2년 만에 다시 마주한 커플 "왜 바람피웠니?"

[쿠키영상] 일렬 주차 中 차를 뺄 공간이 없다면? "가볍게 들어서 옮기세요~"

[쿠키영상] '밀림의 왕 굴욕' 얼룩말에게 제압당한 암사자"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