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내거] 잘 자랐다, 아이유… 사랑 받든 아니든 상관없는 똑똑한 스물셋

[이 형 내거] 잘 자랐다, 아이유… 사랑 받든 아니든 상관없는 똑똑한 스물셋

기사승인 2015-10-28 08:00: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여우인 척, 하는 곰인 척, 하는 여우 아니면 아예 다른 거, 어느 쪽이게?” “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제 익숙하거든” 하는 ‘스물셋’의 가사를 보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이제 스물 세 살을 맞은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는 똑똑하기 그지없다. 대중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 대중이 자신을 보는 시선, 양 쪽을 모두 잘 알고 있지만 거기에 자신을 맞추기는커녕 “어느 쪽이게?”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의 목적은 아이유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자신에 대한 ‘호(好)’와 ‘불호(不好)’를 명백하게 가려줄 뿐이다.

아이유가 ‘미아’로 2008년 데뷔했을 때만 해도 지금의 아이유로 자랄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아이유 자신도. 솔로 여가수라고 해 봐야 이효리 정도가 겨우 자리매김한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겨우 만 16세가 된 소녀가 무대 위에 올라도 시선을 주는 이가 거의 없었다. 소녀시대가 ‘오빠’를 목놓아 부르고, 원더걸스가 “난 너무 예쁘다”고 외쳐야 겨우 눈길을 끌 수 있는 가요계에서 아이유의 ‘마시멜로우’ ‘부’는 전략이라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가까웠다. “오빠가 좋은걸”이라는 가사를 부르고서야 다음 앨범에 대한 기약을 확실하게 맺을 수 있었다.

정규 2집 타이틀곡 ‘너랑 나’를 들으면 이 당시부터 아이유가 자신의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촌 팬’들의 비호를 받는 어린 여자 아이돌 가수의 유통기한은 길지 않다. 그리고 아이유 또한 그를 뼈저리게 알고 있었을 것이다. ‘미아’의 아이유와 ‘좋은 날’의 아이유의 간극을 가장 실감나게 체험한 것이 아이유 본인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느냐, 아니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느냐의 기로에서 아이유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정규 3집 ‘모던 타임즈’가 발매됐다. 아이유는 다양한 음악을 망라하며 ‘분홍신’의 가사처럼 열두 개도 더 되는 길 중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길을 선택했음을 보여줬다. 사상누각같은 대중의 사랑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 아이유 자신의 땅을 만든 것이다.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어떤 스캔들을 아이유의 변화의 이유로 지목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영향을 굳이 따지자면 아이유의 변화를 조금 앞당겼을 뿐이다. 모두에게서 사랑받는 아이유에 그치기보다는 자신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의 호불호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을 던지는 당돌한 가수가 됐다. 지난 23일 발매된 네 번째 미니앨범이자 아이유의 첫 프로듀싱 앨범인 ‘챗셔(CHAT-SHIRE)’의 타이틀곡 ‘스물셋’은 국내 온라인 음원차트 8곳에서 정상을 차지했고, 수록곡 전곡은 차트 1~7위를 휩쓸었다. 이처럼 사랑받지만 방송활동은 하지 않는다. 단순한 건강 문제라고 아이유 측은 밝혔지만 그 뒤에는 방송 없이도 롱 런 할 수 있는 가수 아이유의 자신감이 있다. rickonbge@kmib.co.kr

△코너명: 자랑할 이, 형 형, 어찌 내, 횃불 거. ‘어둠 속 횃불같이 빛나는 이 형(혹은 오빠, 언니)을 어찌 자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뜻으로, ‘이 오빠 내 거’라는 사심이 담겨있지 않다 할 수 없는 코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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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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