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겨워진 ‘쿡방’, 계속될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겨워진 ‘쿡방’, 계속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5-11-02 15:40:55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먹고 살기 힘들어서일까요. TV만 켜면 요리하고 먹는 방송이 일색입니다. 이른바 ‘쿡방’(Cook+방송)이 2015 방송가를 꽉 메웠습니다. 처음엔 신선한 포맷에 보는 재미까지 챙긴 ‘쿡방’에 시청자들은 열광했지만 비슷한 포맷의 ‘쿡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기자 점점 피로감이 쌓였습니다. 이제는 끝물이나 다름없는 ‘쿡방’의 물결 속에서 프로그램들은 저마다 “우린 달라요”를 외치며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쿡방’ 열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막론하고 ‘쿡방’은 넘쳐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쿡방’만 해도 15개 이상이죠. tvN ‘삼시세끼’ ‘집밥 백선생’ ‘수요미식회’, 올리브TV ‘올리브쇼’ ‘테이스티 로드’ ‘오늘 뭐 먹지?’ ‘비법’, JTBC ‘냉장고를 부탁해’, SBS ‘3대천왕’, SBS 플러스 ‘강호대결 중화대반점’, KBS Joy ‘한끼의 품격’,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식신로드’, 채널A ‘구원의 밥상’ ,TV조선 ‘인스턴트의 재발견 간편밥상’, MBC ‘찾아라! 맛있는TV’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직 방송되지 않은 신생 프로그램도 다수입니다. MBN에서는 개그맨 이경규를 필두로 이휘재 김태원 장동민 등이 출연하는 ‘외식 9단’을 11월 중에 방송할 예정입니다. 이미 가장 많은 ‘쿡방’을 방영 중인 tvN과 올리브TV는 힘을 합쳐 ‘아바타 셰프’(11월 방송)를 내놨죠.

이중 ‘쿡방’ 열풍의 최정점에 서 있는 ‘집밥 백선생’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등의 시청률은 고공행진 중입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최고시청률 8.2%, ‘삼시세끼 어촌편2’는 12.9%(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찍었습니다. 비지상파 프로그램이지만 요리를 주제로 지상파를 훨씬 앞지른 것이죠.

난립하는 ‘쿡방’에 시청자들은 “지나치게 많다” “지겹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사실 ‘쿡방’의 포맷 자체는 알고 보면 단순합니다. 요리하고, 맛집을 소개하고, 맛있게 먹는 게 끝인 구조죠. 여기에 출연진 구성만 바뀌며 반복되고 있습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경우 ‘집밥 백선생’ ‘3대 천왕’, 두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요리를 선보인 적이 있죠.

다들 각자 자신들만의 차별점을 내세우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쿡방’에 대해 느끼는 염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쿡방’을 대체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걸까요?

‘쿡방’ 열풍은 당분간 지속된다는 것이 방송가 안팎의 의견입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바쁜 현대인이 ‘쿡방’을 통해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잠시나마 일상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대단한 스타 연예인 없이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해도 ‘쿡방’은 어느 정도의 흥행을 보장하기에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거죠. 이는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기 보다는 ‘쿡방’의 인기에 안정적으로 편승하려는 방송가의 안일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근 방송 콘텐츠 중심이 ‘육아’ ‘관찰형’ 예능을 넘어서 ‘쿡방’으로 이동했다지만 분명 ‘쿡방’도 언젠간 사라질 것은 자명합니다. 다음 타자는 어떤 콘텐츠일까요.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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