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정형돈이 잠정 방송활동을 중단한다.’ 이 소식을 접하고 놀란 시청자들은 한 둘이 아닐 겁니다. 한창 방송에서 주가를 올리던 그가 남모를 아픔을 참고 활동을 해온 것을 예상하리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정형돈의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는 12일 그의 방송 중단 소식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습니다. 정형돈은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예능계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만큼 그는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했습니다. 정형돈은 현재 MBC ‘무한도전’과 ‘능력자들’, KBS2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KSTAR ‘돈 워리 뮤직’ 등에 출연 중이죠. 모든 프로그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터라 그의 빈자리는 큰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각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그의 건강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정형돈의 건강이 우선이고 후임에 대한 논의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의 빈자리에 대한 정확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정형돈의 녹화 분량이 3회 정도 남아 있어 한숨은 돌렸습니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은 일단 게스트들로 정형돈의 빈 자리를 메울 것으로 전해졌죠. KSTAR ‘돈 워리 뮤직’은 런던과 국내에서 사전 촬영을 완료, 6회로 예정된 방송에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그러나 ‘무한도전’ ‘주간 아이돌’ ‘능력자들’ 은 대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무한도전’은 미리 ‘외국인 투어 특집’ 촬영을 끝내 14일 방송분은 차질 없이 나갈 계획이지만 앞으로의 대응 방안은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엇보다 ‘무한도전’은 이미 몇 차례 멤버가 교체됐던 바, 원년 멤버 정형돈의 부재가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주간 아이돌’ 역시 정형돈과 데프콘이 수년째 콤비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와 그를 대신할 MC를 찾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능력자들’은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게 됐습니다. 1회 밖에 녹화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죠.
정형돈은 2012년 9월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학교나 집안 도움 없이 이상하게 혼자 잘됐다. 이 성공이 계속되지 않을 것 같아 불안했다”며 “불안장애 약을 먹고 있다. 갑자기 사람들이 이유 없이 무섭게 느껴진다. 그냥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찌를 것만 같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사실은 우울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죠.
정형돈은 그동안 프로그램에 피해를 끼칠까 아픔을 참고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개인의 건강이 최우선이기에 이번 휴식은 그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정형돈의 쾌유를 바랍니다. hye@kmib.co.kr